이준석, 이낙연 합당 철회에 “참담한 마음...이제 일을 하겠다”

개혁신당이 통합 선언 열흘 만에 분당했다.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개혁신당과의 결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개혁신당과의 결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는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겠다. 당을 재정비하고 선거체제를 신속하게 갖추겠다”면서 “신당통합 좌절로 여러분께 크나큰 실망을 드렸다. 부실한 통합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을 설 연휴 이전에 이루고 싶었다. 그래서 크게 양보하며 통합을 서둘렀다”면서 “그러나 여러 문제에 부닥쳤다”고 설명했다.

이낙연 대표는 전날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종민 최고위원과 함께 선거 전권을 이준석 대표에게 위임하는 안건이 다수결로 통과된 것에 반발해 회의 도중 퇴장했다.

새로운미래는 선거 전권이 주어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직 권한을 이준석 대표에게 넘기는 안건은 최고위 합의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지난 9일 통합 합의문에도 개혁신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낙연 대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이낙연 대표는 “2월 9일의 합의를 허물고 공동대표 한 사람에게 선거의 전권을 주는 안건이 최고위원회의 표결로 강행처리됐다”며 “그것은 최고위회의 표결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배복주 전 정의당 대표와 관련한 이준석 대표의 발언을 겨냥했다.

그는 “민주주의 정신은 훼손됐다”며 “그들은 특정인을 낙인찍고 미리부터 배제하려 했다. 낙인과 혐오와 배제의 정치가 답습됐다. 그런 정치를 극복하려던 꿈이 짓밟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는 “합의가 부서지고 민주주의 정신이 훼손되면서 통합의 유지도 위협받게 됐다”며 “그들은 통합을 깨거나 저를 지우기로 일찍부터 기획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지난 15일 ‘배복주에 대해 배제한다는 공표를 안하면 협의도 회의도 없다’고 통보했던 것과 선거운동 지휘권을 자신에게 위임하는 안건이 합의가 되지 않았음에도 ‘그냥 표결을 하자’며 전날 최고위에서 강행처리한 것이 일련의 ‘기획’이라는 것이다.

이낙연 대표는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거듭 죄송하다. 그러나 법적 합당 이전에 신당 판도가 분명해진 것은 불행 중 다행인지도 모르겠다”며 “오늘의 실망이 내일의 희망이 되도록 저희들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무능하고 타락한 거대양당의 독점적 정치구도를 깨고 진영보다 국가, 정치인보다 국민을 먼저 보호하는 본격 대안정당을 만들겠다”며 “당장은 여당의 과반 의석 확보를 저지하도록 저희가 더 맹렬히 싸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민주당’을 세우겠다”며 “민주당의 자랑스러웠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을 저희가 회복하겠다. 거짓과 협잡이 난무하는 정치판을 정직과 상식이 통하는 곳으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원칙과상식’의 조응천·이원욱 의원은 아직까지 개혁신당에서 나올 뜻을 밝히진 않았다. 

◆ 이준석, 이낙연 합당철회에 “참담한 마음...이제 일을 하겠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낙연 대표 기자회견 직후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가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참담한 마음”이라고면서 “오늘만큼은 앞으로에 대한 호언장담보다는 국민께 겸허한 성찰의 말씀을 올린다. 이제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지만 따로 노력하게 된 이낙연 대표 및 새로운미래 구성원들의 앞길에 좋은 일이 많기를 기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준석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탈당하는 의원이 생겨 의석수가 5석 미만이 될 경우 개혁신당은 기지급된 국고보조금을 전액 반납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혁신당은 제3지대 신당 합당과 양정숙 무소속 의원 영입을 통해 1분기 경상보조금 6억6000만원을 받았다.

이와 관련, 이낙연 대표 측은 ‘기획’이라고 주장했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보조금 사기’라고 주장했기 때문에 개혁신당이 이를 염두해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은 법적 조항이 없어 국고보조금 반환할 방법이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남 개혁신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게 왜 불가능한지는 모르겟는데 만약에 선관위에서 그렇게 나온다고 하면 저희가 국고보조금을 믿을만하고 잘 사용해주실 단체나 이런데 기부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며 “가능하다면 저희는 국고에 전액 반납하는 것을 강구해보겠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지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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