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당혹’, 녹색정의당은 선 그어 
국민의힘, 조국 신당 비판 일색...유승민 “후안무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3일 부산 민주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3일 부산 민주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녀 입시비리’로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3일 자신의 고향인 부산에서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오후 부산 민주공원에서 4·19 위령탑 묵념 후 기자들과 만나 “지역 갈등, 세대 갈등, 남녀 갈등을 조장하고 이용하는 정치, 국가적 위기는 외면한 채 오직 선거 유불리만 생각하는 정치는 이제 끝장내야 한다”며 창당을 선언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냐? 답답하다 못해 숨이 막힌다. 비판하는 언론을 통제하고, 정적 제거와 정치 혐오만 부추기는 검찰 독재정치, 민생을 외면하는 무능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능한 검찰 독재정권 종식을 위해 맨 앞에서 싸우겠다”며 ▲국가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 ▲갈등을 이용하는 정치가 아닌 갈등을 조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정당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강소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비리와 청와대 감찰무마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지난 8일 2심에서도 같은 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 더불어민주당은 ‘당혹’, 녹색정의당은 선 그어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당혹스런 분위기다.

민주당에서 주장하는 ‘윤석열 정권 심판’ 구도가 흐려지는 데다 민주당 계파 분열로 중도층 표심이 흩어질 수 있다는 우려때문으로 보인다. 

민주당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추진단 단장인 박홍근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민사회, 진보정당들과 뜻을 모아 연합정치를 통해 22대 총선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책임자로서 이 상황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언급했다.

박 의원은 “조 전 장관의 정치 참여나 독자적 창당은 결코 국민의 승리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불필요한 논란과 갈등, 집요한 공격만 양산시킬 것”이라며 “부디 민주당과 진보개혁 세력의 단결과 승리를 위해 자중해줄 것을 간절하면서도 강력하게 요청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 선거연합추진단장으로서 설령 신당이 만들어지더라도 이번 총선 승리를 위한 선거연합의 대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선을 그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를 통해 “’조국의 강’을 건너느냐 못 건너냐에 대한 논란이 있다. 당은 직접 총선에 참여하는 문제에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환영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통합형 비례연합 대상으로 밝힌 녹색정의당은 조 전 장관의 선거연합 합류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대표는 지난 9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저희는 여러 차례 당 차원에서 조국 전 장관 사태와 관련해 저희가 판단을 잘못한 부분에 대해 사과를 했던 정당”이라며 “저희는 (조국 전 장관과) 못한다”고 딱 잘라 말했다.

◆ 국민의힘, 조국 신당 비판 일색...유승민 “후안무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여의도 당사에서 비대위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여의도 당사에서 비대위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과 관련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했다. 

한 위원장은 “조국씨가 국회의원 될 수 있는 선거제도가 과연 국민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제도냐. 아니면 조국씨가 국회의원 되는 걸 엄두도 못내는 제도(병립형)가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제도냐”며 “조국 같은 삶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제도를 만든 게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다. 국민의 확실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에 대해 “후안무치”라며 “얼굴이 두껍고 부끄러움을 모른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특권과 반칙의 상징이 국회의원이 되는 나라는 민주공화국이 아니다”라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면 조국의 특권과 반칙을 용납하겠냐는가”라고 꼬집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지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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