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물가정보 조사에 따르면 올해 설 차례상을 차리는 비용이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과일·채소류가 20% 넘게 오르며 장바구니 물가를 끌어올렸다. 전통시장 기준으로 사과(부사) 3개 가격은 1만5천 원으로 지난해 설보다 42.86% 올랐다. 사진은 24일 서울 한 대형마트의 사과 매대. 사진=연합뉴스
한국물가정보 조사에 따르면 올해 설 차례상을 차리는 비용이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과일·채소류가 20% 넘게 오르며 장바구니 물가를 끌어올렸다. 전통시장 기준으로 사과(부사) 3개 가격은 1만5천 원으로 지난해 설보다 42.86% 올랐다. 사진은 24일 서울 한 대형마트의 사과 매대. 사진=연합뉴스

물가는 오르는데, 월급 통장만 보면 한숨만 나온다면? 우리 국민들은 무엇을 가장 먼저 줄일까? 정답은 ‘먹거리’였다.

고물가·고금리로 음식료품 소비가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먹거리 물가 고공행진으로 부담이 커진 데다 고금리로 소비 여력도 약화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7일 통계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료품 소매판매가 전년 대비 2.6% 줄었다.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지난 2005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2022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에도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소폭 늘었지만, 지난해 음식료품 소매판매 감소율은 전체 소매판매(-1.4%)의 1.9배였다.

이처럼 ‘먹거리’ 소비가 줄어든 것은 ‘고금리·고물가’로 삶이 팍팍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외식 물가 상승률은 7.7%였다. 이는 지난 1992년(10.3%) 이후 30년 만의 최고치였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도 2021년 2.1%에서 2022년 7.8%로 높아져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8.3%) 이후 최고치로 뛰었고 지난해에도 6.8%로 높은 편이었다.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 역시 지난달 8.0%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8배 수준까지 올랐다. 특히, 과일 물가 상승률은 28.1%로 10배가 넘어 새로운 부담 요인으로 부상했다.

‘고금리’도 서민들의 지갑을 닫게 했다. 지난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평균 4.96%로 2012년(5.22%) 이후 1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금리는 2020년 2.75%에서 2021년 3.10%로 소폭 높아졌다가 2022년 4.60%로 급등한 데 이어 지난해 5%에 근접했다. 음식료품 등의 소비 감소로 소상공인·자영업자 경기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와 관련, 통계청은 “지난달 소상공인 체감 경기지수(BSI)는 48.1로 전달보다 10.9포인트 하락해 2022년 2월(37.5) 이후 23개월 만의 최저치였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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