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 꿈꾸는 김연수號
연초부터 문서·AI 관련 투자 단행

작년 11월 열린 AI 사업 전략 발표회 및 한컴얼라이언스 출범식에서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글과컴퓨터
11월 열린 AI 사업 전략 발표회 및 한컴얼라이언스 출범식에서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글과컴퓨터

기존 문서 기술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더하고 이를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형태로 모듈화하겠다는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의 청사진이 새해 들어 숨 가쁘게 전개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컴은 연내 AI를 활용한 지능형 문서 작성 도구 ‘한컴 어시스턴트’와 AI 기술과 SDK 기술을 결합한 문서 기반 질의응답 시스템 ‘도큐먼트 QA’를 출시할 예정이다. SDK와 AI 관련 신규 서비스들을 필두로 기존 완성형 애플리케이션 사업의 한계에서 벗어나 기술 모듈화 기업으로 확장해나간다는 목표다.

본궤도에 오르기 앞서 한컴은 적극적인 투자전략을 취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연초부터 들려온 소식은 전자문서 전문 기업 ‘클립소프트’ 인수였다. 한컴이 190억원에 품은 클립소프트는 공공·금융·병원·교육 등 기관과 기업에 리포팅 솔루션 ‘클립리포트’, 전자서식 솔루션 ‘클립이폼’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한컴은 클립소프트의 미들웨어 제품군을 확보하면서 데이터 관리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나아가 문서 엔진과 AI 기술 간의 융합도 도모한다. 향후 출시될 ‘한컴 어시스턴트’에 클립소프트의 데이터 시각화 기능을 접목하는 등 관련 경쟁력을 한층 높일 계획이다.

지난 8일에는 LG유플러스·하나증권 등과 함께 생성형 AI 스타트업 ‘포티투마루’ 시리즈B 투자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작년 11월 포티투마루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협력관계를 구축한 한컴은 이번 지분 투자를 통해 본격적인 AI 사업 전개에 나선다.

구체적으로 그간 축적한 전자문서 기반 기술과 포티투마루의 LLM(거대언어모델) 기술을 결합해 기업과 공공기관 등이 생성·보관 중인 한글(HWP·HWPX) 문서를 학습시키고, ▲질의응답 ▲정보탐색 ▲문서 초안 작성 ▲요약 및 추천 등 다양한 AI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같이 사업 전환을 꾀하고 있는 한컴에 대한 증권가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키움증권은 지난 16일 ‘SDK로 AI시장을 요리’ 제하의 리포트를 발간하고 한컴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2만5000원에서 3만4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9일 유진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기존 1만9000원에서 2만9000원으로 높였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컴을 놓고 “그동안 디스카운트 요인이었던 안정성을 기반으로 SDK를 통한 성장성이 부각될 수 있는 시점으로, 국내에서 몇 안 되는 실적이 나올 수 있는 AI 기업”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김 연구원은 최근 오픈한 ‘AI판 앱스토어’ GPT스토어가 한컴에게 “글로벌 확장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오픈AI가 지난 10일 출시한 GPT스토어는 다양한 AI 챗봇 서비스를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한컴은 OCR(이미지 속 텍스트 인식 기술) 등 자사 SDK들을 GPT 스토어에 입점시킬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연구원은 “GPT스토어의 핵심은 각 SDK들을 조합해 애플리케이션으로 생성하는 것이다. 한컴의 핵심 기술인 문서 관련 AI들이 부각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GPT스토어의 입점 기술에 대한 가격정책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SDK 입점은 점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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