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목전에 둔 게임도 ‘개발 중단’ 발표
매몰비용 감수하며 리스크 최소화 나서

사진=넷마블·라인게임즈
사진=넷마블·라인게임즈

게임업계의 실적 한파가 올 3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게임사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과정에서 출시를 목전에 둔 일부 게임들이 낙마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매몰비용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임을 무리하게 출시하는 대신, 수익성 개선 및 효율화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올해 정식 출시를 목표하고 있던 라인게임즈 ‘퀀텀 나이츠’가 최근 개발을 중단했다. ‘퀀텀 나이츠’는 라인게임즈의 관계사인 스페이스다이브게임즈에서 제작해오던 오픈월드 TPS(3인칭 슈팅) RPG 장르 타이틀이다.

‘프로젝트 NM’ 시절까지 포함해 5년 넘게 개발을 이어온 ‘퀀텀 나이츠’는 최근 열린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첫 데모 버전을 공개했다. 하지만 게임은 기대만큼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지 못했고, 개발사의 경영 악화까지 이어지자 라인게임즈는 빠르게 개발 중단 카드를 꺼내들게 됐다.

최근 넷마블도 배틀로얄 게임 ‘하이프스쿼드’의 개발을 중단했다. ‘하이프스쿼드’는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넷마블의 2023년도 신작 파이프라인으로 분류됐으며, 작년 열린 ‘지스타 2022’ 넷마블 부스의 주요 출품작 중 하나이기도 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지난 1년 6개월 동안 글로벌 테스트를 거치며 이용자분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왔으나, 오랜 고민 끝에 이용자분들과 시장의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켜드리기 어렵다고 판단해 부득이 프로젝트 개발 종료 결정을 내리게 됐다”라고 밝혔다.

통상 세간에 정보가 알려지지 않은 게임 프로젝트가 접히는 것은 다반사지만, 주요 전시회에 출품하거나 최종 테스트까지 매듭지은 게임들이 마지막 단계에서 개발을 중단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드문 사례다. 이처럼 게임사들이 칼을 빼들게 된 배경에는 한파가 불고 있는 대내외적 사정이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는 시선도 나온다.

실제로 넷마블은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올 3분기에도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지난 9월 출시한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기대 이상의 호성적을 거두면서, 해당 기여분이 반영될 올 4분기에는 흑자전환이 기대되는 상황. 수익성 개선에 전념하고 있는 넷마블이 일종의 ‘가지치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라인게임즈 역시 실적 개선이 시급한 것은 마찬가지다. IPO(기업공개)를 공공연하게 도모하고 있으나, 6년 연속 이어지고 있는 만성적인 적자가 발목을 붙잡고 있다. 연초 새롭게 부임한 박성민 대표이사는 ‘창세기전’ IP 신작 2종의 출시를 앞두고 넥슨코리아 출신 김태환 부사장과 윤주현 최고기술책임자를 영입하는 등 새 판짜기에 나서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출시 이후에도 마케팅 비용 등이 계속 발생하는데, 게임의 시장성이 부족해 타산이 안맞는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라면서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최대한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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