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어 대충 했나”

[파이낸셜투데이=성현 기자] 신동아건설(회장 김용선)이 잇단 악재에 울상이다.

지난해 6월 워크아웃이 개시되며 회생을 위한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고양 덕이지구 신동아파밀리에 아파트가 날림공사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호재가 찾아와도 시원찮을 판국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날림시공’이라는 악재가 발생하자 신동아건설은 자칫 이번 일이 워크아웃 탈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눈치다. 

▲ 날림공사 의혹을 받고 있는 덕이지구 신동아파밀리에 아파트


‘워크아웃’ 탈출하려 대표도 발 벗고 나섰지만 ‘날림 공사’ 의혹
안정적 수익 창출 위해 아파트 보다 공공건설 사업 분야에 집중 

최근 고양시청 덕이지구 담당부서 직원들의 업무는 신동아파밀리에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의 민원 처리가 대부분이다.

각 세대 내부의 시공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다며 고양시가 사용승인 허가를 보류해야 한다는 민원이 주를 이룬다.

건설업체의 시공에 불만을 느낀 주민들이 관항관청에 민원을 제기하는 당연한 절차이지만, 동료 직원이 보기에 안쓰럽기까지 할 정도라고 할 정도로 입주예정자들의 민원이 극심하다고 한다. 

분양일자 맞추려 서둘러 시공?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에는 미니신도시급으로 불리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있다.

덕이지구 2, 3, 4 블록에 건설되고 있는 신동아파밀리에 아파트다.

드림하츠가 시행하고 신동아건설이 시공하는 이 아파트단지의 연면적은 557,688㎡, 분양세대는 3,316세대에 이른다,

3.3㎡당 약 1,400만원대의 분양가가 책정 돼 2008년 1월 분양이 시작됐으며 2007년 12월부터 건설에 들어갔다.

현재 이번달 내 입주를 목표로 마무리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여러모로 봤을 때 입주예정자들의 수많은 민원이 쉽게 이해가 되지 않지만 조금만 살펴봐도 실상은 그렇지 않다.

지난달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신동아건설이 입주예정자들을 초대해 공개한 아파트의 시공 상태가 정상적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신동아건설은 입주예정자들에게 날림 시공 의혹을 받고 있다.
▲ 공사가 마무리되지도 않은 않은 채 사전점검이 이뤄졌다.

입주예정자들에 따르면 최고급형 아파트로 건설된 2단지의 한 세대는 사전 점검 당시 바닥마감재인 대리석의 시공 상태가 틈이 벌어진 상태로 마무리 돼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바닥 대리석에서 그치지 않았다. 전기콘센트를 비롯해 창문틀, 벽면 마감재, 욕실 등 제대로 시공되지 않은 내장재들이 부지기수였다.

마감재 공사가 진행 중이던 세대도 있었고 벽돌이 그대로 드러난 채 공개된 세대도 있었다.

심지어 공사인부들의 인분까지 그대로 방치돼 있던 세대까지 있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말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동석한 가운데 아파트단지 내 청소를 벌이며 최선을 다해 시공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이인찬 대표의 발언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이 대표는 청소를 마친 뒤 시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전체 3,316세대 중 날림 시공 의혹을 받고 있는 세대는 500여 세대에 이르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500세대가 넘는 가구가 날림 시공된 데에는 시공사인 신동아건설의 무리한 입주일 맞추기가 날림시공의 이유가 됐다고 전했다.

신동아건설의 워크아웃 작업으로 덕이지구 신동아파밀리에 아파트는 6개월간 그대로 방치됐지만 입주예정일은 당초 지난해 12월에서 올해 3월로 3개월만 연장됐다.

덕이지구 신동아파밀리에 아파트 입주민 비상대책협의회의 조관행 회장은 <파이낸셜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하자 문제로 2,000세대가 넘는 입주예정자들이 고양시에 민원을 제기했으며 지난 7일자로 신동아건설을 상대로 312명의 입주예정자들이 계약해지 소송까지 제기한 생태”라며 신동아건설의 시공 전반에 대해서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신동아건설 홍보팀의 천원호 팀장은 <파이낸셜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8월과 10월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입주예정자들에게 시공 상황을 공개하는 등 완벽한 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입주예정자들로부터 지적받은 사항은 내부인테리어의 문제일 뿐 시공자체가 부실하게 된 것은 아니다”라고 억울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아파트보다는 공공건설사업

신동아건설이 덕이지구 신동아파밀리에 아파트를 포함한 민간 건설사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민간 건설 사업의 특성상 건설대금을 회수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건설자금의 회수여부도 장담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신동아건설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잔액만 1조1,000억원 상당이 남아 있어 수익달성이 불분명한 대규모 민간 건설 사업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 김용선 신동아건설 회장
김용선 회장도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경영 정상화를 위해 안정적인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공개한 바 있다.

워크아웃 결정이 있기도 전인 지난해 1월 이인찬 사장이 신년사를 통해 밝힌 내용도 공공 건설 사업과 민간 건설 사업의 비율을 6대4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본사를 인천 송도지역으로 옮기면서 인천지역에서의 건설사업 수주에도 집중하겠다는 포부도 공개했다.

이 대표의 발표가 있은 지 3개월 뒤인 지난해 4월 초 신동아건설은 실제로 280억원 규모의 횡성문화체육공원 조성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덕이지구 신동아파밀리에 아파트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자금 지원이 채권은행간 이견으로 보류되기도 해 신동아건설의 속을 태우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동아건설 홍보팀의 천원호 팀장은 <파이낸셜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덕이지구 신동아파밀리에 아파트는 신동아건설이 시공하는 아파트 단지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이 아파트 시공을 무사히 끝마쳐야 회사의 이미지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워크아웃 탈출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신동아건설이지만 시공에 문제점을 보이며 입주예정자들과의 소송을 치르게 됐다.

입주민 비상대책협의회측이 새로운 카드로 신동아건설을 압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신동아건설이 이 난관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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