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 “현대차, 조용히 전기차 시장을 지배 중” 극찬
테슬라가 현대차·기아 판매 실적 도달에 10년 걸려
1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 전년 동기 241%↑…5월까지 2만1467대 판매
하반기 출시되는 아이오닉6, 바통 이어받을지 주목

아이오닉 5.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아이오닉 5.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가 매우 잘하고 있다”

“미안, 일론머스크. 현대차가 조용히 전기차 시장을 지배 중”

최근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실적을 두고 나온 평가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SNS를 통해 현대차의 전기차 사업에 대해 칭찬한 것에 이어,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서도 이를 두고 극찬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기존 내연기관차 시장에서는 ‘추격자’의 입장이었던 현대차가, 전기차 시장에서는 ‘선두’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선제적인 전기차 사업 투자가 이미 시장에서 그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말이다.

◆ 지난 5월까지 미국시장 2만1457대 판매…테슬라 이어 점유율 2위

외신이 “지배 중”이라는 표현을 쓸정도로 전기차 시장에서의 현대차의 약진은 이목을 끈다. 실제로 지난 5월까지 현대차의 아이오닉5와 기아의 EV6는 미국시장에서만 2만1467대를 판매했다. 이는 테슬라를 제외한 모든 전기차의 판매량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블룸버그는 “일론 머스크가 현대차 수준의 차량을 제조·판매하는데는 10년이 걸렸지만, 현대차그룹은 이를 몇 달만에 이뤘다”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시장에 출시된 30여종의 전기차 중 4만5000달러 미만으로 구입할 수 있는 모델이 많지 않은 가운데, 현대차·기아의 아이오닉5와 EV6가 적절한 크기로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를 사기 위해서는 6개월을 기다려야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GM의 쉐보레 볼트, 닛산 리프 등 타 브랜드의 전기차는 중소형 모델에 집중됐고, 테슬라는 세단 중심으로 출시됐다. 여기서 현대차와 기아가 준중형 SUV 전기차를 내놓은 것이 전략적으로 통했다는 분석이다.

타 브랜드 고객 유입 확대를 통해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실제로 美 기아 법인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까지의 EV6 구매자 중 4명 중 약 3명이 이전에는 타 브랜드 자동차를 이용해왔다.

EV6. 사진=기아
EV6. 사진=기아

◆ 유럽·인니에서도 점유율 확대 ‘속도’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인도네시아에서도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5월 유럽에서 아이오닉5, EV6, 니로, 소울, 코나 등 총 1만1453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전년 대비 31%나 판매량이 급등했다. 1~5월 누적 판매량은 6만6106대로 전년 동기 대비 50.7%나 상승했다.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는 아이오닉5를 앞세워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인도네시아자동차공업협회(GAIKINDO)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5월 인도네시아에서 총 196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아이오닉5가 195대,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1대 판매됐다.

인도네시아에서 5월 판매된 전체 전기차가 총 200대인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는 무려 9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지난해 연간 전기차 판매량은 685대였기에, 현대차가 한달 동안 전년 판매량의 약 30%를 판매한 셈이다.

1~5월 누적으로도 현대차는 333대를 판매해, 전체 판매량 가운데 9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는 일본 차 브랜드의 점유율이 93.1%에 달하지만, 전기차에서는 현대차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배터리 산업과 함께 전기차 산업을 국가적으로 육성하는 만큼, 향후 현대차의 점유율 확장이 기대되고 있다.

아이오닉6.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아이오닉6. 사진=현대자동차그룹

◆ 아이오닉6, 하반기 바통 이어받을지 주목

현재 전기차 시장에서의 호조세를 두 번째 모델인 아이오닉6가 이어받을 지도 관건이다. 앞서 지난달 말 현대차는 아이오닉6의 내·외장 디자인을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6는 아이오닉5에 이어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가 적용된 현대차의 두 번째 모델이다.

현대차의 전기 콘셉트카 ‘프로페시(Prophecy)’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된 아이오닉6는 깔끔하고 감각적인 곡선들로 완성된 유선형 실루엣을 통해 뛰어난 공기역학적 형상이 구현된 것이 특징이다.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 부사장은 “아이오닉 6는 기술과 미학의 감성적 융합”이라며 “전동화 시대를 맞이한 엔지니어와 디자이너가 함께 고객 중심의 가치를 고민해 만들어낸 개성적 스트림라인 디자인으로, 도심 속 나만의 안식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달 중 아이오닉6 월드프리미어(World Premiere)와 함께 세부 사양을 공개하고 ‘2022 부산모터쇼’ 현장을 찾은 국내 고객들 앞에 아이오닉 6의 실제 모습를 처음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 등 전기차 라인업을 이어가면서 2030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점유율 12%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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