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4주년
‘고객가치’ 중심의 LG그룹 체질 개선…스마트폰·태양광 등 한계 사업 과감히 정리
로봇부터 AI, 바이오까지 미래사업 투자 박차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

지난달 29일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그룹의 총수로 오른 지 4주년을 맞았다. 지난 4년간 LG그룹은 확연한 사업 체질 개선을 보였다. 스마트폰, 태양광, 편광판 등 한계에 봉착했던 사업을 정리했고 배터리, 바이오, AI 등 미래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이른바 구광모 회장의 실용주의에 맞춘 ‘선택과 집중’이 그룹 전체의 사업 방향성을 변화시킨 것이다.

◆ 스마트폰·태양광 등 적자사업의 과감한 철수

재계에서 평가하는 구 회장의 경영 기조는 ‘실용주의’다. 구 회장이 2018년 6월 29일 취임한 이후 4년간 LG에서 철수·매각한 사업만 10여개에 달한다. 취임한 2018년에는 수처리 사업, 이어 2019년에는 연료전지 사업, 2020년에는 LCD용 편광판 사업을 매각했다.

2021년에는 수년간 적자를 이어오던 스마트폰(MC) 사업부문을 매각하며, 구 회장의 ‘실용주의’에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올해 2월에는 태양광 패널 사업의 철수를 발표했다.

매각 외에도 지난해 5월에는 장자 승계 원칙에 따른 LX그룹 분리도 단행됐다. 상사부터 하우시스, 실리콘웍스 등 5개 회사를 LX그룹으로 계열 분리했다. 해당 계열분리는 최근 공정위가 친족분리를 인정하면서 문제없이 마무리됐다.

이렇듯 4년간 과감한 사업 철수와 LX그룹의 계열분리가 있었으나, LG그룹의 자산총액은 증가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재무현황’에 따르면 2022년 LG그룹의 자산총액은 167조501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구 회장 취임 이전 2018년 123조1000억원 대비 약 36%가 증가한 것이다.

이는 스마트폰과 태양광 패널 등 LG전자뿐만 아니라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다수 그룹 계열사가 묶인 대형 사업을 과감히 철수했지만, 이를 대신할 사업에 성공적인 투자가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것이 전기차 배터리부터 이어지는 전장부품으로, 이는 친환경 미래차로의 전환기에서 확실한 ‘캐시카우’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구 회장은 4주년에 맞춰 ‘클린테크(Clean Tech)’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대규모 투자를 계획한 바 있다.

구광모 LG 회장. 사진=LG
구광모 LG 회장. 사진=LG

◆ 전기차 배터리부터 바이오까지…미래 사업에 ‘집중’

철수에 이은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한 ‘선택과 집중’은 현재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앞서 전기차 배터리·전장부문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인수합병과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키우는 한편, 최근에는 바이오 소재·폐플라스틱·폐배터리 재활용·탄소 저감 기술 등 ‘클린테크’ 분야에서의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기로 한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이 주력하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 북미 신규 공장 2개 증설을 발표한 바 있는데, 이를 통해 북미에서만 향후 ‘200GWh+α’ 생산능력 구축이 관측되고 있다. 국내를 비롯한 폴란드와 중국, 인도네시아를 아우르는 ‘5각 체제’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까지 굳힌다는 구상이다.

‘5각 생산체제’가 본격 가동될 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생산 규모는 400GWh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전장부문은 취임 직후부터 적극적으로 키워왔다. 2018년 8월 구 회장은 취임 2개월만에 차량용 헤드램프 기업인 ZKW를 인수했다. 이후 지난해 7월에는 마그나 인터내셔널과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을 출범했다. 지난달 27일에는 GS에너지, GS네오텍과 공동으로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 애플망고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클린테크’ 분야에서는 향후 5년간 국내외 통틀어 2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구 회장은 클린테크 분야에서 ▲바이오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 ▲폐플라스틱·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확보 ▲태양광/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탄소 저감 기술 강화 등을 우선적으로 추진해 나간다.

이러한 투자를 통해 LG는 기존 석유화학 사업의 패러다임을 친환경 클린테크 중심의 고부가 가치 사업으로 전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선택과 집중을 이어온 구광모號는 향후 미래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2026년까지 향후 5년 동안 국내에만 106조원을 투자한다. 국내 투자는 R&D, 최첨단 고부가 생산시설 확충, 인프라 구축 등에 투입되며, 특히 투자액 중 48조원을 R&D에 투입하기로 했다.

지난 3월 진행된 제6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구 회장은 “비핵심 사업을 정비하고 성장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는 동시에 AI, DX(디지털전환) 등 미래 성장을 위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며, “그간 정예화해 온 사업 포트폴리오의 질적 성장을 가속화하고 AI, 헬스케어 등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해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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