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 고려대·연세대·유니스트 등과 ‘배터리학과’ 신설 등 산학협력 체결
전문 인력 부족 선대응…개발·기술 인력 직접 육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차전지 시장이 크게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3사에서는 ‘인재 모시기’에 선대응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각 기업에서 국내 유수 대학들과 산학 협력을 맺으면서, 핵심인력의 영입에 이은 ‘육성’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고려대학교와 ‘배터리-스마트팩토리 학과’를 설립하고, 차세대 인재 양성에 나선다고 밝혔다. ‘배터리-스마트팩토리학과’는 학위 취득과 동시에 취업이 보장되는 ‘계약학과’로 석박통합과정, 박사과정을 모집한다.

이번 신설학과 개설은 작년에 진행된 양 기관의 산학협력 협약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6월 고려대는 LG에너지솔루션의 모기업인 LG화학과 산학협력 협약을 맺고 ▲차세대 배터리 소재 연구 ▲스마트팩토리 구축 ▲빅데이터·AI 교육 등 3개 분야의 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에 뜻을 모은 바 있다.

앞서 지난해에는 연세대학교와 관련 계약학과를 설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0월 연세대학교와 ‘이차전지융합공학 협동과정’을 운영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최근 고려대와 체결한 협약과 마찬가지로 ‘이차전지융합공학 협동과정’ 또한 학위 취득과 동시에 취업이 보장되는 계약학과다.

SK온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이하 유니스트)과 손을 맞잡았다. 지난달 12일 SK온과 유니스트는 ‘e-SKB(education program for SK Battery)’ 석사과정 모집 공고를 내고 배터리 인재 모집을 시작했다. 양측은 미래 산업인 배터리 기술분야에서 인재를 조기에 양성하기 위해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해 e-SKB 프로그램을 개설키로 했다.

해당 전형 입학생에게는 석사 2년간 등록금과 학연 장려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석사과정 졸업 후 SK온 취업에 특전을 제공받는다. 향후 채용이 이뤄질 분야는 배터리 선행연구, 배터리셀 개발, 배터리 공정개발, 배터리 시스템 개발 등이다. 지난달 21일까지 SK온은 내년 3월부터 유니스트 대학원 에너지화학공학과(배터리과학 및 기술) 진학이 가능한 인재를 대상으로 모집을 진행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사진=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도 배터리 인재 직접 육성에 나섰다. 최근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과 ‘포스텍-삼성SDI 배터리 인재양성 과정(PSBT)’ 협약을 체결한 삼성SDI는 배터리 소재·셀·시스템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과정을 운영한다.

2016년 11월 개소한 ‘포스텍-삼성SDI 이차전지연구센터’ 주도로 운영하며, 신소재공학과, 화학공학과, 화학과, IT융합공학과 등 6개 학과의 25명 이상 교수진이 참여한다. 오는 2022학년도부터 2031학년도까지 10년 간 총 100명 이상의 장학생을 선발하며, 학위 취득과 함께 삼성 SDI 입사를 보장한다.

배터리 3사가 이렇듯 인재 육성에 힘을 올리는 것에는 커지는 시장 규모에 비해 부족한 인력 때문이다. 한국전지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배터리 업계에 부족한 석박사급 연구·설계 인력은 1013명, 학사급 공정인력은 1810명이다.

이에 인력난으로 향후 시장에서 ‘인재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질 것을 대비, 직접 인력을 육성하는 방향을 수립한 것이다. 이렇듯 육성한 인재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더불어 공장의 설계와 운용 등 산업 전반의 인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산학 협력뿐만 아니라 해외 인재 영입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달 미국에서 글로벌 포럼을 개최해 인재 영입에 나선 것에 이어, 지난 12일에는 일본 내 대학 출신 석·박사 인재를 대상으로 ‘SK이노베이션 커넥트 재팬’ 온라인 포럼을 개최했다.

앞서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2030년까지 연구개발 인력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높여,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 ‘탄소에서 그린’으로 변화하는 전략의 속도와 성공가능성을 높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