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플랜 회생절차 돌입하는 쌍용차·회생절차 개시한 이스타항공
코로나19, 각사 실적에 직격탄…회생 이후 경영 정상화 문제도 ‘산적’

사진=쌍용자동차, 연합뉴스
사진=쌍용자동차, 연합뉴스

해가 바뀌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계열사 매각, 구조조정, 플랜B 가동 등 여러 자구책과 더불어, 그동안 쌓아온 자금으로 근근히 버티는 기업이 있는 반면, 자구책조차 불가능해 파산 지경에 이른 기업들도 보인다.

국내 기업으로는 쌍용자동차와 이스타항공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와 더불어 두 기업 모두 매각절차에서 난항을 겪은 뒤 경영난에 빠졌다.

현재는 회생절차를 신청한 상태인데, 과연 이를 통해 기업들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이들과 관련된 협력업체들의 줄도산이 현실화 되지 않기 위해서는 빠른 회복이 필요한 시점이다.

◆ ‘완전 자본 잠식 상태’ 쌍용차, P플랜으로 살아날까?

쌍용자동차는 지난해 코로나19 등 이슈로 인해 423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복지축소와 인건비 감축 등 자구노력이 있었음에도 결국 적자폭을 줄이지는 못했던 것. 2017년 이래 무려 1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쌍용차는 2017년 1분기 영업손실 155억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상반기에는 215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 대비로만 봐도 2019년 대비 영업손실은 무려 50.2%가 늘어났다. 매출은 전년 대비 18.6%가 줄었다.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의 자본 잠식률은 지난해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108.3%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로 접어들었다. 최근 공시 기준 쌍용차의 부채는 1조8308억원, 자산은 1조7686억원이다. 이에 따라 자본 총계가 –622억원이 되면서 완전 자본 잠식 상태가 된 것이다.

쌍용차는 P플랜(Prepackaged Plan) 회생절차 추진을 통해 조기 경영정상화를 이끈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21일에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 신청서와 함께 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결정 신청서(ARS 프로그램)를 접수했으며, 해당 법원으로부터 오는 28일까지 보류가 결정된 상태다.

P플랜은 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23조에 규정된 사전계획안 제출 제도를 활용한 것으로 신규투자 또는 채무변제 가능성이 있을 때 채권자 과반 이상의 동의를 얻어 회생절차개시 전에 사전회생계획안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함으로써 회생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회생절차 비용 및 시간 등을 절약하고 빠른 기업정상화를 촉진하는 절차다.

사측 뿐만 아니라 노조 측에서도 P플랜 회생절차에 대해 적극적이다. 노조 측은 “11년 무쟁의를 실천한 성숙한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노동조합은 최대한 인내하며 매각 성공을 위해 최대한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 밝혔다.

쌍용차는 이르면 내달 초 HAAH오토모티브와 투자 계약을 맺고, 법원에 투자 계약과 채무 변제 방안 등이 담긴 사전회생계획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최근 HAAH오토모티브 측이 미국으로 출국했지만, 차질없이 협상은 계속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항공업 풀린다’ 이스타항공, 재매각 가능성은?

제주항공과의 매각 협상 결렬 후 청산 위기에 몰렸던 이스타항공은 지난 4일 법원 결정에 따라 법정관리 수순에 돌입했다.

관리인으로는 김유상 이스타항공 대표 등 2명이 선정됐으며, 이번 회생절차 개시로 채권자와 담보권자 주주 등은 오는 18일까지 목록을 제출해야 한다. 회생 채권이나 담보권, 주식 신고는 19일부터 내달 4일까지 회생법원에 신고하면 된다.

이스타항공은 향후 회생계획 인가 전 법원 주도로 공개매각 절차를 거친 뒤 인수 후보자를 물색할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사모펀드 2곳, 호남 기반 중견기업 1곳, 금융업체 1곳 등 총 4곳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결해야 할 문제는 산더미다. 현재 항공업계가 직면해있는 코로나19 사태를 비롯해 이스타항공의 재무 상태, 그리고 이상직 의원 일가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도 문제다. 지난해 기준 이스타항공의 자산은 550억 수준, 반면 부채는 2564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3월부터 모든 노선 운항의 중단과 함께 5월에는 운항증명까지 효력이 정지됐다. 만일 새로운 인수자를 찾는다고 해도 임금, 항공기 리스비, 임대료 등의 자금문제와 더불어 운항증명까지 재취득해야 한다.

운항증명 취득의 경우에도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빅딜, LCC의 구조조정 실시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600명 규모로 이뤄진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인한 인력난도 우려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항공업계의 위기가 고점을 지났다는 평가도 나오기에 이스타항공의 회생에 긍정적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화물운송 시장의 호황과 더불어 백신 접종을 통한 코로나19 사태의 안정화 등 향후 업황이 좋아져 재매각 이후 이스타항공이 충분히 되살아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스타항공 근로자연대도 끝까지 기업의 회생에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스타항공 근로자연대는 성명문을 통해 “마지막 희망인 기업회생절차를 통해 인수기업을 찾고 내실 있는 경영으로 날아 오르기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라며, “마지막으로 기업회생절차에 임하는 경영진 또한 직원들의 희생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책임감 있는 모습과 적극적인 자세로 사력을 다해 성공적인 경영 정상화를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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