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코로나19여파로 3분기 누적 매출 43.8% 감소·영업적자 1501억원
2분기 기준 단기차입금 규모 약 1923억원
한국전통호텔 공사, 올해 10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잠정 중단
故 이건희 회장 타계 계기로 이부진 사장이 ‘독립’할지 주목

사진=호텔신라
사진=호텔신라

코로나19는 항공·운수업계와 더불어 숙박, 서비스업, 면세점까지도 그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서비스업 생산은 서울을 제외한 15개 시·도 모두가 감소했다. 특히 제주와 인천, 부산에서의 면세점 감소 폭이 각각 –79.4%, -89.5%, -72.7%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러한 여파를 호텔신라 또한 피해 가지 못했다. 코로나19의 직격타로 숙박·면세 모두에서 재무악화 위기를 맞은 호텔신라는 숙원사업으로 손꼽혔던 한국전통호텔 공사를 내년 8월까지 중단하는 결정까지 내렸다.

◆ 3분기까지 누계 영업적자 1501억원…‘부채율 늘어나고 단기차입금 도래하고’

호텔신라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조3462억원, 영업손실 1501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각각 68.2%, 68.7%가 증가·개선됐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은 40.4% 감소, 영업이익은 손실로 전환됐다.

이러한 적자전환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면세점 방문객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시내점 및 공항점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2%, -76.5%가 감소했다.

호텔신라의 부채비율은 2018년 201.1%로 줄어든 이래 지난해 말 283.6%, 올해 6월말 330.5%에 육박하면서 점차 늘어나고 있다. 3분기가 지난 9월 말 기준으로는 344%에 이르렀다. 지난해 말에 비해 부채 총계 자체는 약 700억가량이 줄었지만, 자본 또한 2000억원 가량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단기차입금도 약 10배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말 196억원이던 단기차입금은 올해 3분기 1923억원까지 늘어났다. 유동비율이 135%로 준수하고,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2108억원 가량이기에 부채 충당에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이나, 적자경영이 지속될 것을 감안하면 이 또한 향후 문제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이로 인해 호텔신라의 숙원사업이었던 한국전통호텔 공사는 지난 10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중단됐다. 공시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기존 2020년 3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총 35개월에 거쳐 투자하려던 계획을 2024년 5월까지로 늘렸다. 약 10개월의 보류기간을 둔 것이다.

높은 단기차입금이 도래하고 적자경영이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제 바닥을 찍어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시각도 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의 실적이) 4분기 흑자전환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공항면세점 임대료 감면효과와 법인형 따이공 매출액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사진=연합뉴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사진=연합뉴스

◆ 故 이건희 회장 타계, 이부진 사장 독립에 주목…당분간은 힘들 듯

지난달 25일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타계하면서 향후 그룹 계열사의 경영 방향에 대해서도 재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별도의 유서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시점에서, 故 이건희 회장의 보유지분 분배의 형태나 규모가 향후 그룹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을 통한 계열 분리의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故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타계 당시에는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을 맡고, 故 이맹희 명예회장 등이 CJ그룹과 신세계그룹 등 계열사를 나눠 가진 바 있다.

이부진 사장 등 삼남매 역시 그룹 내에서 각기 다른 영역을 다뤄왔던 만큼 그 가능성이 아예 없지만은 않다. 다만 지분구조 등을 고려하면 당장은 계열 분리가 현실화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우선적으로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 사장을 맡고 있으나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전문경영인에 가깝다. 대신 삼성물산과 삼성SDS의 지분을 각각 5.55%, 3.90%씩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처분해 호텔신라 지분 10% 이상을 가질 수는 있겠으나, 현 코로나19로 인한 적자경영이 발목을 붙잡는 실정이다.

또한 故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있었던 약 6년의 시간 동안에는 이재용 부회장과 별다른 트러블을 보이지 않았고, 독립적인 움직임 또한 없었기에 당분간은 삼성그룹 내 울타리에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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