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트롤BG 사업부, 네오플럭스, 두산솔루스, 클럽모우CC 등 매각해 2조2천억원 확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에 현대중공업에 이어 GS건설까지 참여
매각 완료 시 3조 확보 자구안 마무리될 것으로 보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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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안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그룹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3조원 마련 자구안이 지난달 28일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입찰이 시작되면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 업계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이 성사되면 두산그룹의 자구안 이행이 마무리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에는 현대중공업지주·KDBI 컨소시엄 등 6곳 후보군이 참여했는데, 지난 21일 GS건설이 도미누스 인베스트먼트 유한회사와 컨소시엄을 꾸려 참전하면서, 더욱 치열한 경쟁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여전한 코로나19 상황, 향후 재무 구조 개선 가능할까?

두산그룹은 중공업과 건설기계를 중심으로 건설과 전자, 산업차량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는 건설기계가 44%, 중공업 32%, 전자·기타 14%, 건설·레저 10%로 구성됐다.

2019년 두산그룹 매출은 18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1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된 영업실적을 기록했는데, 이후 중공업의 실적 부진이 심화된 것에 더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실적은 크게 둔화됐다.

이에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하락한 8조6000억원을 기록, 영업이익은 88%나 감소한 988억원에 그쳤다.

두산중공업만 살펴봐도 지난해 상반기 1095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올해 같은 기간 1308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별도기준)했다. 지난해 상반기 175.6%던 부채비율(별도)은 연말 230.2%까지 늘어났고,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292.9%까지 증가했다. 총차입금 의존도 또한 전년 동기 40.6%에서 48%까지 상승했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자구안이 마무리될 시에는 대규모의 자본 확충과 차입부담의 완화로, 부채비율이 292.9%에서 144.5%까지(한국신용평가 추산) 개선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 자구안은 착실히 이행되고 있으나, 원자력·화력 중심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은 지속 가능한 경영 체계를 위한 개편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실제로 정부는 친환경, 신재생, 차세대 에너지 등 그린 뉴딜 정책을 앞세우고 있기에, 새로운 원전 건설과 같은 사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지난 22일 두산중공업을 축으로 가스터빈과 해상풍력, 수소 등 친환경 사업 부문에 대한 신규 투자를 확대하고, 원전 및 석탄 사업 비중을 줄이는 계획을 담은 사업재편 계획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두산중공업이 주력사업을 바꿔 어느 시점부터 수익이 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두산중공업
사진=두산중공업

◆ ‘3조 확보 임박’ 자구안 막바지…사업 안정성 담보돼야

두산그룹은 올해 들어 재무구조가 지속적으로 약화됐고, 이어 유동성 위험이 고조됐다. 최근까지 지속하고 있는 대규모의 경영 정상화는 이제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는데, 해당 과정에서 주요 자산 및 사업부 매각을 이른바 ‘쪼개고 파는’ 형태로 이뤄져 향후 지배 및 사업구조, 포트폴리오에 많은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은 지난 4월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자산매각·유상증자 등으로 3조원 이상을 확보한다는 자구안을 제출했다. 약 반년이 지난 현재까지 매매계약이 체결된 그룹 계열사는 모트롤과 두산솔루스, 두산타워 등 모두 5곳으로 매각금액은 2조2000억원이 넘는다. 오너일가 또한 지난달 5740억원 규모의 퓨얼셀 지분을 두산중공업에 무상으로 넘기기로 하는 등 책임 경영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클럽모우CC는 지난 8월 1850억원에 하나금융·모아미래도 컨소시엄에 매각했으며, 이 중 약 1200억원 가량을 채권단 차입금 상환에 사용했다. 같은 달 말에는 네오플럭스 지분 96.77%를 신한금융지주에 약 730억원에 매각했다.

두산솔루스지분 52.93%는 지난 9월 총액 6986억원에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매각됐으며, 같은달 21일에는 두산타워 빌딩을 마스턴투자운용에 8000억원에 매각했다. 같은 달 두산중공업은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실시했다.

모트롤의 경우 지난 2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내달 24일까지의 물적분할을 의결했다. 유압기와 방산 사업을 담당해온 모트롤 사업부는 분사 후 자회사 편입, 이후에는 4530억원에 소시어스-웰투시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할 예정이다.

두산의 자구안을 매조지는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당초 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의 참여로 기대를 모았던 매각은, 지난 21일 GS건설 컨소시엄이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인수로 건설장비 자회사인 현대건설기계와의 시너지를 노리고 있으며, GS건설의 경우 건설장비 시장 진출과 더불어 해외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산그룹의 자구안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이 완료될 경우 두산그룹의 재무구조는 의미 있게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최종적으로는 사업의 안정성이 담보돼야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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