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분쟁 변수 등에 코스닥 중소형주 선호현상 나타나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 “코스닥 편중현상 심해질 것”

지난 2월부터 코스피(파란색), 코스닥(주황색)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지난 2월부터 코스피(파란색), 코스닥(주황색)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외국인 영향이 적은 코스닥시장이 코스피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강세를 유지해갈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코스피가 4조8561억원, 코스닥은 5조3687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최근 2개월 새 잔고 추이에서 코스닥 시장은 코스피 시장을 앞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주식매수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신용거래융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을 기대해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경향이 증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앞서 지난달 6일 이머징 관련 리스크지표가 낮아지지 않아 향후 충격이 가능할 수 있는 상황에서 외인들의 수급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코스닥이 안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또한 최근 코스피대비 코스닥의 이익이 안정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도 강세 요인이라고 이 연구원은 지적했다. 한국은 특히 글로벌대비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IT업종이 34%, 바이오가 30% 비중을 차지한다. 코스피는 경기소비재, 금융 등의 비중이 커 외부변수에 이익변동성이 높은 반면,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외부 변수에 대한 영향력이 낮은 업종의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코스닥 시장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각각 -9.1%, 6.9%로 코스닥 시장이 상대적 강세”라며 “미중 분쟁에 따른 신흥국 통화 변동성 우려로 외국인 수급에 민감한 대형주의 상승 속도는 약화하는 반면, 중소형주 등 코스닥 시장에 유리한 환경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소형주와 달리 대형주는 수출주 위주인 만큼 경기변동의 요소가 많다. 최근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강행하겠다는 반면 미국은 경제 제재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미·중 갈등의 우려가 커졌다. 한편으로는 미국, 유럽 등 일부 국가들이 경제 활동 재개에 나서 시장 반등요인이 생겼으나, 이달 한국의 잠정 수출은 20%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대형주 반등 속도를 상대적으로 둔화시키고 있다.

반면 중·소형주는 정책 기대감을 지속할 수 있어 비교적 안정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한국판 뉴딜 정책이 발표되면서 5G 장비, 클라우드, 전력망 효율화, 2차전지, 신재생 에너지 사업 등의 중소형 종목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 연구원은 “21대 국회 출범과 동시에 3차 추가경정예산 추진에 속도가 붙으면서 한국판 뉴딜정책의 단계적 구체화는 국내 증시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코스닥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상황에서 최근 미중 마찰로 인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까지 더해짐에 따라 코스닥 시장에 대한 편중 현상은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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