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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가계예금 증가액이 6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실질금리는 여전히 바닥이지만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가계가 은행에 돈을 임시로 맡겨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가 은행에 맡긴 예금 잔액은 석 달 사이 14조2330억원 늘어난 614조3445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6조5091억원, 2분기 2조9166억원, 3분기 13조9810억원 증가했다가 4분기에는 4조212억원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들어 가계예금이 급격히 늘어난 셈이다.

1분기 가계예금의 전기 대비 증가 폭은 15조8395억원 늘어난 2011년 4분기 이후 최대였으며, 이는 금리 인상 효과가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작년 11월 6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자 시중금리도 상승했다.

올해 1분기 예금은행의 순수저축성예금 가중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2015년 1분기(연 2.00%) 이후 최고인 연 1.77% 였다.

그러나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금리는 0%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가 가계예금을 늘린 유일한 요인은 아니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1.3%)을 가중평균 금리에 반영해보면 순수저축성예금의 실질금리는 연 0.47%에 불과해 작년 1∼3분기 이어지던 마이너스 실질금리에선 일단 벗어났다고 해도 여전히 예금 이자는 쥐꼬리인 셈이다.

일부에서는 최근 정부가 주택 가격 잡기에 나선 터라 부동산 투자도 마땅하지 않고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터여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가계가 은행에 일시적으로 돈을 묶어뒀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금리가 오르면 자금 조달 비용 증가로 기업 수익성이 떨어져 주가도 하락할 공산이 크다.

작년 말 대체 투자수단으로 주목받은 암호화폐 인기도 꺾이면서 가계가 투자할 곳은 더욱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주식, 부동산 투자가 애매해지자 가계들이 투자처를 찾지 못해 은행에 잠시 돈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출금리는 많이 올랐지만 예금 금리는 그렇게 많이 오르지 않아서 금리 때문에 가계가 예금을 늘린 것 같진 않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현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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