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일화된 시스템에 다양성 실종…주관사 “모바일 게임은 트렌드”

▲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2017 대한민국 게임대상’ 후보에 올라온 게임들이 대부분 모바일게임으로 구성돼 반쪽짜리 시상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평소 사행성을 조장하는 ‘뽑기 게임’으로 지목됐던 후보들이 대부분이라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게임업계에서는 모바일 게임 강세가 세계적인 트렌드인 만큼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과도한 사행성 유발은 법적 장치 마련을 통해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2017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오는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올린다. 21년째를 맞는 게임대상은 올해 총 15개 부분, 22개 분야에 걸쳐 시상이 이뤄진다. 대한민국게임대상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올해 최고의 한국게임에게 주어지는 대상(대통령상)의 경우 수개월 전부터 어떤 작품이 수상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대상 후보작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후보작이 모바일에 편중된 데다 확률형 아이템을 제공하는 게임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확률형 아이템이란 게임머니 또는 게임포인트의 소모를 대가로 다양한 아이템을 확률에 따라 랜덤으로 제공하는 아이템이다. 속칭 ‘복불복 아이템’ 또는 ‘캡슐형 아이템’으로도 불린다.

실제 후보작을 살펴보면 ▲블루홀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PC) ▲네오위즈 디제이맥스 리스펙트(PC) ▲네오위즈에이블스튜디오 노블레스(모바일) ▲블리언 게임즈 다크어벤저3(모바일) ▲라이머스 더 뮤지션(모바일) ▲넷마블네오 주식회사 리니지2 레볼루션(모바일) ▲액션스퀘어 삼국블레이드(모바일) ▲넥슨레드 액스(모바일) ▲조이시티 오션 앤 엠파이어(모바일) ▲주식회사 베스파 킹스레이드(모바일) 등으로 80%가 모바일 게임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상 후보작에 올라온 대부분의 게임이 자동전투를 기반으로 한 RPG게임”이라며 “이들 모두 현금을 지불하고 뽑기를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에서 가장 영예가 있는 게임 시상식마저도 획일화 된 게임에 잠식당한 것 같아 아쉽다”며 “현재 많은 이용자들이 한국 게임 산업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만큼 확실한 대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면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게임시장이 모바일 중심으로 개편된 상황인 만큼 큰 문제가 없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대상 후보에 모바일 게임이 대거 이름을 올린 이유는 최근 트렌드와 관련이 깊다”며 “국내 PC게임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모바일 게임의 강세가 이어졌고, 게임업계의 주류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게임대상 주관사인 한국게임산업협회 관계자도 “회원사와 관계된 일인 만큼 섣불리 얘기하기 어렵다”며 “다만 모바일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게임산업협회(K-GAMES)는 지난 7월 확대 강화된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를 시행했다. 개편된 자율규제 시행에 따라 사업자들은 사실과 수치에 입각한 해당 아이템의 정보(명칭·등급·제공 수·제공 기간·구성 비율 등)를 이용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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