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성보다는 실적이 더 중요…중소업체 기회 박탈

▲ 사진=넷마블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대한민국게임대상이 ‘그들만의 리그’라는 지적이 나온다. 게임 자체의 작품성과 흥미 보다는 국내 실적 위주로 수상작을 선정하기 때문에 대형 게임사들의 잔치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게임 시상식임에도 불구하고 게임 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게이머들조차도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라 권위는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대한민국게임대상은 본상(대상과 최우수상, 우수상, 기술창작상), 인기게임상 등 총 15개 부문 22개 분야로 총 상금 1700만원을 수여한다. 수상작 가운데 대상의 경우 본상 심사위원회 60%, 네티즌 20%, 게임 기자단 10%, 업계 전문가 10%의 비율로 합산해 결정된다. 심사는 크게 작품성(40%), 창작성(30%), 대중성(30%) 부분으로 나눠 평가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기준이 무용지물이라고 말한다. 본상 선정에 있어서 절대적인 기준은 게임의 작품성이 아닌 국내 시장 실적이라는 것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대한민국게임대상의 주관사가 한국게임산업협회로 바뀐 이후에는 거대 자본을 통해 마케팅 공세에 나선 대형 제작사들의 게임이 대상을 수상했다”며 “이는 경쟁력 있는 중소게임 제작사들의 기회를 박탈하는 행위이며 게임산업 전체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2014년 5월 출시된 컴투스의 ‘서머너즈워’는 모바일 게임 중 최초로 글로벌 1조원 매출을 기록했지만 당시 국내에서의 흥행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대상 수상에 실패한 바 있다. 2015년과 2016년 대상이 모두 넥슨, 넷마블 등 대형 게임사들에게 돌아간 점도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더욱 문제인 것은 대한민국게임대상이 게임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게이머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는 점이다. 게임대상이 개최될 쯤에 이를 알리는 소식이 전해지기는 하지만 게임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아직도 하나?’와 같은 부정적인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즉 모바일게임 위주의 후보작과 대형 제작사들 위주의 수상이 반복되면서 게이머들 사이에선 이미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한 셈이다.

수상작들 대부분이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에 편중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장르의 편중은 자칫 유저들의 이탈을 가속화시키는 동시에 게임 산업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대한민국게임대상의 모습은 작품성 있는 게임을 발굴하고 격려하는 초반의 취지와 많이 벗어난 상황”이라며 “우후죽순 쏟아지는 비슷한 게임들 사이에서 실적만을 평가하는 대기업들의 ‘자화자찬’ 시간이란 비판을 피하기 위해선 확실한 체질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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