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강자’ SK텔레콤 쓰러트리긴 힘들어…“4차산업 대비하기 위한 방책”

▲ 사진=KT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KT와 LG유플러스의 맞손이 모바일 내비게이션까지 이어지면서 절대강자 SK텔레콤의 T맵(티맵)과의 경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는 내비서비스 통합을 포함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모두 6건에 달하는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공동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이통사들이 시장 정체 상황 속에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미디어 플랫폼 등 신사업으로 눈을 돌리면서 안정적인 시장 진입과 함께 사업역량을 강화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특히 기존 이동통신 사업영역에서는 절대 강자 위상을 갖고 있는 SK텔레콤을 집중 견제하는 목적도 담겨 있는 것이다. 이통 3사의 가입자 수는 지난 1월 기준 SK텔레콤 2648만명, KT 1534만명, LG유플러스 1178만명이다. KT와 LG유플러스의 가입자를 합쳐야 SK텔레콤과 비등해진다.

KT와 LG유플러스는 'KT내비'와 'U+내비'를 통합해 '원내비(ONE NAVI)'를 출시키로 했다.

'원내비'라는 명칭은 두 개의 모바일 내비게이션이 합쳐져 하나의 1등 내비가 됐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월 사용자 1000만건 이상을 기록하며 독주 중인 SK텔레콤의 'T맵'에 대한 견제로 해석된다.

하지만 KT와 LG유플러스가 손잡고 출시한 원내비가 내비게이션으로써 성공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SK텔레콤의 T맵이 굳건히 버티고 있고, 카카오와 아틀란, 팅크웨어 등 쟁쟁한 경쟁사들이 즐비한 ‘레드오션’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19일 KT와 LG유플러스 및 알뜰폰 고객에게 T맵을 무료로 개방했다. 이전에는 타사 및 알뜰폰 고객의 T맵 이용은 전체의 1% 미만인 8만명에 불과했으나, 개방 후에는 21%인 200만명으로 급증했다. T맵의 경우 피처폰 시절부터 쌓아온 노하우로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한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KT와 LG유플러스가 내비게이션 사업으로 당장의 수익을 얻기 위해 협력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먹거리 사업이 될 4차산업에 대비하기 위한 방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등의 서비스를 위해서는 지리정보 데이터가 중요하다”며 “많은 양의 데이터를 확보하려면 차량용 플랫폼이 필수적인데, 차량에서 소비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바로 내비게이션”이라고 말했다.

이어 “KT와 LG유플러스는 이번 내비 통합을 통해 고객기반을 늘리고 실사용 데이터를 확보해 인공지능 적용 등 향후 플랫폼 고도화를 위한 기반을 확보했다”며 “앞으로 폭발적 성장이 기대되는 미래 플랫폼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KT와 LG유플러스 관계자도 이번 내비 통합에 대해 “단순히 고객편의를 위한 업그레이드뿐 아니라, 향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전략적 협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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