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8 출시계기 홍체인증 확산…애플·LG 등 도입 미지수

▲ 우리은행 모델이 삼성패스가 도입된 우리은행 모바일 플랫폼 '소리(SORi)'를 이용해 홍채인증을 구현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파이낸셜투데이=이일호 기자] 은행과 보험, 증권사 등이 자사 모바일 앱에 삼성패스를 이용한 홍채인증을 잇따라 도입하면서 금융권 모바일 생체인증시장을 삼성전자가 사실상 독점했다. 특히 홍채인증은 현재 삼성전자의 갤럭시S8·S8+만 이용 가능해 삼성전자의 금융권 장악력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BNK부산은행 등이 삼성전자와 제휴를 맺고 자사 모바일뱅킹 앱에 홍채인증 서비스를 적용했다. 이들은 모바일뱅킹 앱을 통해 계좌 이체와 결제 등 모든 서비스를 공인인증서 없이 홍채 인증만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화재와 동부화재, KB손해보험 등 3개 손해보험사도 고객 스마트폰 앱 접속 편의를 위해 생체인증 서비스를 도입했다. 특히 동부화재는 복잡한 개인확인 절차가 필요한 보험 계약에도 생체인증을 적용했다. 현대해상도 올해 상반기까지 생체인증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에도 홍채인증 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부터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없이 홍채인증만으로 모바일 앱 ‘엠팝(mPOP)’을 통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SK증권과 IBK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또한 삼성전자와 기술협약을 맺고 바이오인증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홍채인증을 받으면 비밀번호를 입력할 필요 없이 홍채 확인만으로 공인인증서 로그인과 이체가 가능하다. 홍채인증 공인인증서는 스마트폰에서 바로 발급받을 수 있다. 특히 지문 및 홍채인증 공인인증서 유효기간은 3년으로 기존 PC 기반 공인인증서 유효기간(1년)보다 길어 스마트폰을 교체하기 전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편리성과 안정성으로 인해 이들 외에도 많은 금융회사들이 지문인증에 이어 홍채인증 도입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금융사들이 홍채인증을 빠르게 도입하면서 삼성전자의 삼성패스에 의지히고 있다는 점이다. 홍채인증은 현재 삼성전자만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권 생체인증시장을 사실상 삼성이 점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 삼성의 입김이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애플은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차기작 아이폰8(가칭)에 생체인증센서를 탑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최근 심도정보(Depth Information)를 활용해 디지털 이미지에서 사람의 얼굴과 피사체를 인식하는 기술로 특허를 획득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해당 기술이 애플의 차기작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LG는 오는 6월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G6 기종에 안면인식 기능을 도입하기로 했지만 홍채인증에 대해선 아직까지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의 경우 자사 보안인증 생태계 부족 등의 이유로 홍채인증 시스템 개발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일각에선 차후 삼성 외 타사 단말기에 홍채인증 기능이 도입된다 하더라도 금융권 모바일 플랫폼에 이미 삼성패스 중심으로 홍채인증시장이 짜여져 삼성전자의 눈치를 보게 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미 일부 금융사 앱은 삼성패스에 의존해 생체인증 서비스를 제공, 지문인증도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있어야만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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