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은 이미 마련…주도권 경쟁 ‘후끈’

▲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생체인증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보안 분야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전반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다. 생체인증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향후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시장에서 생체인증 솔루션으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기업은 모르포(Morpho)와 NEC, 젬 알토(Gemalto), 3M 코전트(3M Cogent) 등으로 4개사의 시장 점유율은 약 45.5%에 달한다.

모르포가 우수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에서 3M 코전트는 공공부문과 법률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NEC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기업 솔루션과 IT네트워크를 결합한 생체인증솔루션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시장은 라온시큐어가 주도하고 있다. 2015년 5월 생체인증 솔루션 ‘터치 앤 원패스’로 FIDO(Fast Identity Online) 인증을 획득하고 지난해 1월 생체인증 기반 뱅킹서비스를 신한은행에 오픈했다. FIDO인증은 알리바바와 삼성전자, 페이팔 등의 주도로 2012년 7월 온라인 생체인증 표준화 기구인 FIDO에서 제시하는 글로벌 기준이다. 2014년 12월 국제 인증기술 표준인 FIDO 1.0이 공개됐고 올해 상반기에는 2.0이 마련될 예정이다.

드림시큐리티는 FIDO 1.0에서는 라온시큐어에 뒤졌지만 2.0 시대에는 공공시장에서 얻어낸 신뢰를 바탕으로 판도를 뒤집겠다는 계획이다. 대민서비스를 지원하는 공공영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한다. 공인인증서 의무화 중단, 액티브X 폐지로 인해 공공업무에서 사용자인증이 생체인증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드림시큐리티는 인터넷전문은행을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우선 주력해 제1금융권으로 발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정보인증, 한국전자인증과 제휴를 통해 우리은행에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신용평가기관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도 관련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밖에 다양한 보안기업들은 협력을 통해 인증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SGA솔루션즈는 통합인증플랫폼 업체 로웸과 ‘FIDO 기반 간편인증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를 체결해 인증플랫폼의 시장 확산을 예고했다. 웨어러블 기기 등을 통한 다양한 인증 방식을 제공하고 구글, MS 등 웹플랫폼을 적용하는 FIDO 2.0 개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생체인증 기술이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면서 주도권이 애플과 삼성, 구글 등 글로벌 ICT 사업자들로 옮겨지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5s부터 탑재된 지문인식 기능 터치ID로 오래전부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아이폰이 가진 대중적 인기에 힘입어 단시간 내에 모바일 생체인증시장의 선도 기술로 부상한 것이다. 아이폰5s 이후 많은 스마트폰이 지문인증 기능을 탑재하며 지문인증은 스마트폰의 기본 사양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패스를 통해 국내 금융권 장악에 나서고 있다. 삼성패스는 지문과 홍채 등 다양한 생체정보로 인증이 가능한 솔루션으로 금융 어플리케이션(앱) 등 보안이 필요한 서비스에서 이용할 수 있다.

신 성장동력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국내 이동통신사 경쟁도 볼 만하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통3사는 지난해 상반기 생체인증에 관한 국제표준규격인 FIDO 인증을 획득하고 잇달아 인증앱 등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지문·음성인식 등 생체인증을 활용한 서비스를 먼저 출시한 곳은 KT다. KT는 지난해 8월 ‘KT 인증’ 앱을 출시해 개인 식별번호(PIN), 지문을 휴대전화에 등록해 본인 인증이 가능하게 했다. 지난해 말에는 이통사 중 최초로 목소리 인증기능을 추가하는 등 업계에서 가장 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KT는 목소리 복제에 대비해 실제 사람의 목소리와 녹음한 스피커 목소리의 주파수 스펙트럼을 구분하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SK텔레콤도 지난해 8월 6자리 핀번호 입력만으로 본인확인이 가능한 ‘T인증’을 출시했다. 지문인식 기능은 지난달 3일 업데이트했다. 또 추후 목소리를 이용한 인증 방식도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에는 스마트워치 화면을 톡톡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본인 확인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FIDO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별도의 보안기기나 공인인증서 없이 빠르고 간편하게 본인 인증이 가능해진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0월 지문인식 기능을 적용한 ‘U+인증’ 앱을 출시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초기에는 얼굴 인식과 지문 인식 방식이겠지만 점차 음성 인식과 중력 감지기를 활용한 걸음걸이 인식 등 다양한 인증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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