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스럽지 않은 설명과 흥미로운 ‘커스텀 메이드’

▲ 경기도 하남에 위치한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에 마련된 테슬라 하남 스토어. 사진=이건엄 기자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가 하남 전시장을 오픈하면서 한국 시장 상륙을 알렸다. 지난해 12월부터 오픈이 지연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수 시간 동안 인터넷 포털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를 정도로 초기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파이낸셜투데이>가 전시장 오픈 첫날 직접 다녀와 분위기를 살펴봤다.

테슬라는 15일 오전 10시 경기도 하남에 위치한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에 있는 전시장을 오픈했다. 전시장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공식 영업시간보다 1시간 정도 이른 오전 9시쯤 방문해 니콜라 빌리저 테슬라 아시아 태평양 담당 부사장 등 관계자들과 차량을 둘러보며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 테슬라 모델S. 사진=이건엄 기자

테슬라는 이날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행사는 따로 진행하지 않았다. 또 장소가 협소한 관계로 전문 촬영 장비를 들고서는 매장에 출입이 불가능했다. 다만 일반 방문객들은 제한 없이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에 본지 기자도 일반인 신분으로 체험에 나섰다.

매장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평일 오전이라는 시간 때문인지 일반 고객보다는 기자들이 좀 더 많아 보였다. 방문객 대다수가 중년 남성이었는데 판매중인 모델S가 성능에 중점을 둔 스포츠카인 점을 감안한다면 흥미로운 고객구성이었다. 다만 정확한 고객층은 사람이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주말이 돼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매장에 발을 들이자 대기하고 있던 직원이 소정의 사은품을 나눠줬다. 색연필과 테슬라와 관련된 색칠도안, 기념 티셔츠 등으로 구성된 사은품은 첫 날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한정적으로 지급된 것으로 보였다.

▲ 매장에는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한 테슬라 모델S 90D 빨간색, 흰색 차량 2대가 전시돼 있었다. 모델S의 하체와 모터, 배터리팩, 서스펜션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섀시도 전시됐다. 사진=이건엄 기자

매장에는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한 테슬라 모델S 90D 빨간색, 흰색 차량 2대가 전시돼 있었다. 모델S의 하체와 모터, 배터리팩, 서스펜션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섀시도 전시됐다. 기자는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사로잡았던 불은 색상의 테슬라 ‘모델S’ 차량으로 다가갔다. 모델S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유일한 테슬라 차량으로 1회 충전시 378㎞를 주행할 수 있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자 흰 와이셔츠를 입은 직원(프로덕트 어드바이저)이 다가와 이해를 도왔다. 여타 전시장과 달리 고객들에게 차량 구입을 권하기 보다는 전기차와 테슬라 브랜드에 대한 설명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마치 스마트기기를 체험할 수 있는 IT매장에 온 듯 한 착각을 일으켰다. 덕분에 기자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모델S에 대한 질문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차량을 살펴본 후 자리를 옮기자 프로덕트 어드바이저가 전기 충전기를 꽂아보라고 권했다. 일반적인 주유에 익숙한 고객들도 전기차 충전방식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 매장 양쪽에는 나만의 테슬라를 꾸며볼 수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가 설치돼 있었다. 자신이 구매하고자 하는 차량의 색상과 인테리어, 옵션 등을 직접 구성해 미리 만나볼 수 있다. 미리 만들어 놓은 차량을 판매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주문을 받는 즉시 차를 만드는 ‘커스텀 메이드’ 브랜드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사진=이건엄 기자

매장 양쪽에는 나만의 테슬라를 꾸며볼 수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가 설치돼 있었다. 자신이 구매하고자 하는 차량의 색상과 인테리어, 옵션 등을 직접 구성해 미리 만나볼 수 있다. 미리 만들어 놓은 차량을 판매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주문을 받는 즉시 차를 만드는 ‘커스텀 메이드’ 브랜드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포르쉐와 롤스로이스 등 고급브랜드에서도 희소성을 중요시 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비슷한 코너를 제공하고 있다.

디자인 스튜디오 옆에는 테슬라가 자랑하는 자율주행기술 ‘오토 파일럿’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또 내연기관 차량과 테슬라 차량의 유지비를 직접 비교해볼 수도 있었다.

구매를 결정한 고객은 매장 가장 안쪽에 있는 상담실에서 계약서를 작성할 수 있다. 기자가 전시장에 있었던 2시간 30분 동안 3명 정도의 고객들이 상담실에서 직원들과 얘기를 주고받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구매를 결정한 고객은 매장 가장 안쪽에 있는 상담실에서 계약서를 작성할 수 있다. 사진=이건엄 기자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의 차량은 고가이기 때문에 경제적이라는 전기차 이미지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편”이라며 “최근 일어난 안전문제, 품질문제와 부족한 A/S 인프라 등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흥행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테슬라 하남 스토어는 15일부터 사전신청을 받아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시승을 시작했다. 실제 이날 매장에서도 직원들이 시승을 권하며 수시로 신청을 받았다. 하지만 1만명 이상의 대기자가 몰린 상황인데다 하루 시승 인원도 청담과 하남 스토에서 각각 10명 정도라 신청을 하더라도 대기시간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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