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에어, 에어부산.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김동준 기자] 대한항공 자회사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계열사 에어부산의 국내 LCC(저비용항공사) 시장 2위 자리다툼이 치열하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1위 제주항공을 바짝 쫓으며 운항·여객·화물 등 수송실적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14년만 해도 에어부산이 전 부문에서 진에어보다 우위에 있었지만 최근 들어 진에어가 운항·여객 수송실적에서 에어부산을 앞지르며 경쟁에 더욱 불이 붙는 모습이다.

항공정보 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진에어와 에어부산의 지난 2014년 운항·여객 수송실적은 각각 2만745편·363만7746명, 3만740편·415만1486명이다. 2016년 해당 실적은 각각 4만1229편·775만1800명, 3만8327편·594만8024명으로 역전됐다.

이 두 회사의 경쟁의 역사는 지난 2008년으로 거슬러 간다. 에어부산은 정확히는 2007년 8월 부산국제항공이란 이름으로 시작했지만 2008년 2월 ‘에어부산’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본격 영업 준비에 들어갔다. 진에어는 2008년 1월 법인 설립 및 사업자등록을 마쳤다.

먼저 비행기를 띄운 것은 진에어다. 진에어는 2008년 6월 1호기를 도입하고 내달 곧장 김포-제주노선 운항을 시작했다. 에어부산은 같은 해 10월 1·2호기를 동시에 들여와 부산-김포, 부산-제주노선 취항에 나섰다.

진에어가 3개월 먼저 운항에 나섰던 만큼 출범 첫해에는 에어부산보다 운항·여객 부문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러나 2010년부터는 에어부산의 매서운 반격이 시작된다. 에어부산은 2010년 한 해에만 부산발 후쿠오카·오사카·도쿄행 등 국제노선을 연이어 개설한다. 진에어도 인천발 괌·클락·마카오행 노선을 순차 취항했지만 에어부산만큼의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당시는 LCC가 현재만큼 대중화되지 않았던 때로 인천에서는 진에어가 아니더라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을 통해 해외여행을 갈 수 있었지만, 부산의 경우는 국제선 운항편이 많지 않았다는 점이 에어부산에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에어부산은 화물 수송 실적 면에서 진에어를 압도했다. 에어부산은 2009년부터 연간 6000t 이상의 화물을 나른 반면 진에어는 2013년부터 화물 수송이 시작됐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에어부산은 부산·영남권을 기점으로 운영하는 항공사이기 때문에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부산발 화물들을 넘겨받을 수 있으므로 타 LCC보다 화물 수송 실적이 월등히 높다”고 설명했다.

2015년부터는 상황이 다시 역전되며 진에어가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LCC도 충분히 안전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노선을 운영하는 진에어에게 기회가 온 것이다.

실제로 2014년 진에어와 에어부산의 기단·노선 숫자는 각각 13대·14개로 같았지만 2015년부터 진에어가 앞서기 시작했다. 2016년 말 기준 두 회사의 기단·노선은 각각 22대·33개, 18대·26개다.

양사는 서로 차별화된 운영·서비스 방식으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진에어는 중대형항공기 도입을 통해 국내 LCC 가운데 처음으로 하와이·호주 등 중장거리 노선을 개설했고, 에어부산의 경우 유일하게 무료 기내식 제공·사전 좌석 배정 무료·위탁 수화물 20kg 허용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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