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율 “한동훈 웃으면서 말하는 걸 못 봤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의 공식 일정이 시작됐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등 ‘야권 우세’의 선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여의도 내부에서는 “야권 200석”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돌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에서는 “100석도 어렵다”는 말까지 전달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경율 “한동훈 웃으면서 말하는 걸 못 봤다”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 모습. 사진=연합뉴스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국민의힘 뒷심 부족’과 관련 “당이 용산 대통령실 입만 쳐다봤지, 당이 주도적으로 움직이지 않은 탓”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은 28일 밤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 출연, “당과 대통령실과의 관계에 있어서 그동안 당이 주도권을 가지지 못했다. 총선 시기만큼은 당이 현안에 대해 주도권을 가지고 나갔어야 했다”며 “대통령실이 어떻게 할까 봐 기다리고 기다리다 점점 지지율이 빠졌다. 흔한 저잣거리 말로 ‘바닥 밑에 지하실이 있다’는 그런 것까지도 겪게 되는 그런 상황이 오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은 “한 위원장이 과거 공개회의뿐만 아니라 비공개회의 때도 웃으면서 농담하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띄었는데 최근에는 웃으면서 말하는 걸 못 봤다”며 “아, 정말 요즘 힘들구나, 제가 봐도 한 위원장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했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의 이야기처럼 현재 판세는 ‘국민의힘 열세’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양당이 판세를 자체 분석한 결과 국민의힘 82곳·민주당 110곳을 각각 우세지역으로 꼽았다.

여론조사공정(주)이 28일 공개한 조사(더퍼블릭·파이낸스투데이 공동 의뢰, 조사기간 25~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 무선 100% RDD ARS 방식, 표본오차 95%신뢰수준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를 보면,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출을 위해 어느 정당에 투표하겠느냐’고 물은 결과 국민의미래 30.2%, 조국혁신당 26.7%, 더불어민주연합 20.9%로 집계됐다.

지난 조사(3월 12일) 대비 국민의미래는 9.7%p 내려갔고, 조국혁신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은 각각 2.8%p, 0.8%p상승했다. 이어 새로운미래 5.5%, 자유통일당 4.7%, 개혁신당 3.7%, 녹색정의당 2.1% 순이었다. 기타정당은 2.1%, 지지정당 없다는 의견은 2.8%,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3%였다.

◆요동치는 부산·경남 민심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대전 서구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후보와 국민의힘 양홍규 후보가 각각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대전 서구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후보와 국민의힘 양홍규 후보가 각각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도권도 문제이지만,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부산과 경남의 민심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 더욱 크다.

부산과 경남, 울산에는 모두 40개의 의석이 걸려 있다. 통상적으로 국민의힘은 해당 지역에서 35개 이상의 의석을 싹쓸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당초 국민의힘은 해운대갑, 부산진을, 사하을, 금정, 서·동구, 수영, 강서, 북갑, 북을, 사상, 수영, 남구 등을 우세 또는 경합 우세로 분류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이 우세로 판단한 지역에서도 민주당 후보의 선전이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4일부터 이틀간 501명(무선전화면접)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산 북갑은 전재수 민주당 후보 48%, 서병수 국민희힘 후보 39%로 나타났다.

부산 해운대갑에서도 KBS부산·국제신문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1일부터 24일까지 해당 지역 유권자 500명(무선전화면접)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민주당 홍순헌 후보 43%, 국민의힘 주진우 후보 39%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주요 인사 "200석 어렵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권은 “범 야권의 200석 확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오히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과반 의석인 151석을 목표로 내세우며 수도권 표심에 호소했다.

이 대표는 28일 서울 용산에서 열린 총선 출정식에서 “여유가 없고 한 표 한 표가 부족하다. 반드시 민주당이 독자적으로 1당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딱 151석만 확보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도 “지난번에 200석이라는 게 대통령 거부권을, 말하자면 당하지 않았나. 우리 당 지지자들한테는 그런 아픔이 있어서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한국의 정치 지형 자체가 그렇게 돼 있지 않는다”며 “어느 한쪽이 200석을 가져갈 만큼 그렇게 우리 정치 지형이 돼 있지가 않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순원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