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수: 더 그레이: 제작발표회
연상호 감독 “공존의 의미 묻는 作”
“원작과 내용은 별개지만 세계관은 공유하는 이야기죠. 그렇기에 원작을 다 보고 드라마도 끝까지 보시면 그 충격이 훨씬 클 거예요.”
작품의 공동 각본과 연출을 맡은 연상호 감독은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넷플릭스 ‘기생수: 더 그레이’ 제작발표회에서 “원작 주인공인 신이치와 오른쪽이일본명 미기가 이 드라마에도 존재한다”며 “극 중 일본서 원작의 모험을 진행 중이라고 설정했다”고 밝혔다.
누적 판매량 2500만부를 기록한 만화 ‘기생수’를 원작으로, 인간을 숙주로 살인을 저지르는 기생 생물과 이를 막으려는 세력 간의 대결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연 감독은 “애니메이션을 공부하는 학생들 사이서 ‘기생수’는 성경 같은 존재였다”며 “어린 연상호의 ‘그럼 한국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 걸까?’란 상상이 시발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작 작가님께 어떻게 만들고 싶은지 편지도 보내며 기획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인간과 인간 외 다른 생물의 공존이 가능하냐는 원작 메시지처럼, 이 역시 공존에 관한 작품입니다. 주인공 수인전소니 분과 그에게 기생하는 하이디가 공존하는 이야기고, 조직 또한 인간이 서로 공존한 결과물이라 봤죠. ‘우리에게 공존은 무슨 의미인가?’를 묻고 싶었습니다.”
수인 역의 전소니는 “제목부터 익숙한 작품인데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어떻게 이야기가 이어질지 궁금했다”며 “나조차 관객 입장에서 보고 싶었던 작품”이라고 말했다.
얼굴 반쪽이 기생 생물에 잠식당한 수인은 하이디가 깨어날 때마다 목소리에 말투까지 평소와 다른 사람이 된다. 그 나름대로 고민한 목소리를 연 감독에게 들려줬다는 전소니는 “이 작품에 기생 생물이 하이디만 나오는 게 아니더라. 공통점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연 감독은 이 둘의 관계를 성격유형검사MBTI에 빗대 전했다. 수인은 공감 능력이 높은 F인 반면, 기생 생물인 하이디는 감정이 메마른 T라는 것이다.
그는 “극과 극의 인물이 서로를 한 몸에서 이해하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며 “극T이고 초월적 T라면 과연 어느 목소리를 낼지 상상하며 하이디의 소리를 만들었다”고 했다.
연 감독의 제안에 원작 작가인 이와아키 히토시가 계약서에 도장부터 찍자며 서둘렀다는 비화를 밝힌 류용재 작가는, 이번을 계기로 앞으로 ‘기생수’ 지식재산권IP이 세계에 더 뻗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 팬분들께서 흥분하실 만한 선물이 많은 작품”이라고도 했다.
연 감독은 다시 한번 마지막 장면을 언급하며 “팬분들께서 환호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배우 구교환이 사라진 여동생을 찾는 강우 역을, 이정현이 기생수 전담반 팀장 준경 역을, 권해효가 고참 형사 철민 역을, 김인권이 그 후배인 원석 역을 맡았다.
드라마는 오는 4월 5일 공개된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