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사장, 총괄부회장으로 승진
2021년부터 까스텔바작 대표, 형지엘리트 사장직 맡아
형지엘리트, 신성장동력으로 스포츠 상품화 사업 발굴
까스텔바작, 매출 감소에 내실 강화 및 외형 확대 총력

패션그룹형지 최준호 부회장. 사진=패션그룹형지
패션그룹형지 최준호 부회장. 사진=패션그룹형지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의 장남 최준호 부회장이 ‘글로벌 형지’로 도약하기 위한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그가 사장을 맡은 형지엘리트는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섰고 까스텔바작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외형 확장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패션 기업이 경영 2세들을 중심으로 하는 세대교체에 나선 모습이다. 경영 전면에 나선 2세들은 부진했던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패션그룹형지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11월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사장을 총괄부회장으로 승진키시며 2세 경영 체제를 본격화했다.

패션그룹형지를 설립한 최병오 대표는 1982년 동대문시장에서 한 평 남짓한 옷 가게를 시작으로 회사를 키웠다. 패션그룹형지는 여성복 ‘크로커다일레이디’, ‘샤트렌’, ‘올리비아 하슬러’와 골프웨어 브랜드 ‘까스텔바작’ 등 20여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전국 2300여개 매장에 대한 운영 및 총괄은 최 부회장이 담당하고 있다.

최병오 대표의 장남 최준호 부회장은 1984년생으로 2011년 패션그룹형지에 입사해 구매생산 부문에서 실무 역량을 키워 왔다. 이를 토대로 그는 2021년부터 까스텔바작 대표와 형지엘리트 사장직을 맡아 그룹 및 계열사를 이끌고 있다.

형지엘리트는 저출산으로 학생 수 감소, 물가 상승으로 중고 교복 나눔 문화가 확산하면서 실적 부진에 직면했다. 최 부회장이 주목한 신사업은 스포츠 상품화 사업이었다.

(왼쪽부터) 에르네스트 알리베스 이 세르보사 FC 바르셀로나 리테일 본부장, 최준호 형지엘리트 사장. 사진=형지엘리트
(왼쪽부터) 에르네스트 알리베스 이 세르보사 FC 바르셀로나 리테일 본부장, 최준호 형지엘리트 사장. 사진=형지엘리트

지난해 말 형지엘리트는 FC바르셀로나의 국내 라이선스 사업 공식 파트너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올해 FC바르셀로나 유니폼, 축구화 등 관련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미 형지엘리트는 국내 프로야구단 SSG랜더스와 한화이글스와 계약을 맺고 굿즈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K리그까지 보폭을 넓혔다. 형지엘리트의 신규 스포츠 브랜드 ‘윌비플레이(WILLBE PLAY)’는 부천FC1995의 MD 2종을 판매하고 지난달에는 한화생명e스포츠 구단 ‘HLE’와 스폰서십을 맺고 신규 유니폼을 제작했다.

형지엘리트는 제23기 2분기(2023년 7월~12월) 개별 기준 누적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해 580억원을 기록했다. 형지엘리트의 국내 프로 스프츠 상품화 시장 사업 확대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 부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하나 더 있다. 그가 맡은 까스텔바작의 실적개선이다. 패션그룹형지는 2014년 프랑스 대표 디자이너 브랜드 까스텔바작의 상표권을 인수하고 이듬해 골프웨어를 론칭했다. 2016년 법인 설립 이후 글로벌 본사인 PMJC社를 인수해 ‘까스텔바작’글로벌 상표권을 확보하고 미니언즈와의 컬래버레이션 등을 통해 대만을 비롯한 중화권 진출을 시도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다양한 세대의 골프 인구가 신규 유입하면서 골프웨어 경쟁은 갈수록 심화됐고 결국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패션그룹형지는 2014년 프랑스 대표 디자이너 브랜드 까스텔바작의 상표권을 인수하고 이듬해 골프웨어를 론칭했다. 사진=까스텔바작
패션그룹형지는 2014년 프랑스 대표 디자이너 브랜드 까스텔바작의 상표권을 인수하고 이듬해 골프웨어를 론칭했다. 사진=까스텔바작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부회장이 까스텔바작 대표를 맡은 2021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747억원, 2022년 618억, 2023년 484억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연결기준 영업손실 또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졌다. 2021년 영업손실 43억원, 2022년에는 영업손실 9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영업손실은 10억원으로 전년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사측은 “매출 감소는 내실 강화에 집중한 경영 효율화 전략에 따른 것으로 신상품 생산으로 대규모 물량 공세를 펼치기보다 상품의 적중률을 높이고 재고를 줄이는 등 효율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부회장은 “경영효율화 전략으로 내실을 강화하며 수익성이 상승곡선을 탔다”며 지난해 영업손실이 줄어든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까스텔바작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외형 확장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까스텔바작은 지난 15일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자금 70억원을 확보하면서 브랜드 재정비와 신규 매장 투자 및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까스텔바작은 올해 상반기 중 프리미엄 라인 론칭 준비, 주요 백화점 및 지역에 거점 매장 신설 등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2021년 까스텔바작USA법인을 세워 해외 진출 및 신규 사업 기회를 획득하며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어 그는 “기업에 유리한 조건으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한 만큼 올해는 운영 및 시설 투자 등 경영활동 전반에 활용해 외형 확대에도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까스텔바작 관계자는 “빅데이터를 통한 재고 관리로 매장별 운영 효율을 높였으며 효율이 떨어지는 하위 매장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전략적 요충지에는 신규 매장을 오픈하는 등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며 “내실 강화로 이어져 수익성이 점점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허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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