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수주 순위 1년 새 11계단 상승
‘호황기’ 찾나…중동·중남미 ‘양 날개’

쌍용건설 사옥. 사진=쌍용건설
쌍용건설 사옥. 사진=쌍용건설

싱가폴 랜드마크인 ‘마리나 베이 샌즈’의 주인공으로 해외 건설에서 유명세를 떨쳤던 쌍용건설이 다시 한 번 해외사업에 고삐를 죄고 있다. 해외 명가라는 타이틀을 지녔지만 한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존재감이 약해지던 가운데 글로벌세아로의 편입 후 지주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리는 모습이다.

26일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쌍용건설이 해외에서 따낸 계약 금액은 3억8510만달러로, 전년 동일 기간(1억2100만달러) 대비 약 218% 증가했다. 순위는 2022년 24위에서 2023년 13위로 10계단 이상 올랐다.  글로벌세아로의 편입 이후 해외건설에 재드라이브가 걸린 모양새다. 

쌍용건설은 2022년 말 글로벌세아를 세 번째 주인으로 맞았다. 편입 전 회사는 부진한 성적으로 적자 신세를 면치 못했다. 2021년 1108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둔데 이어 2022년에도 45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실적은 개선됐지만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강점이던 해외수주 또한 줄어들고 있었다. 쌍용건설이 해외에서 쌓은 매출은 ▲2019년 5417억원 ▲2020년 5108억원 ▲2021년 4712억원 ▲2022년 4423억원으로, 매년 약 5~7%가량 감소했다.

쌍용건설은 편입 이후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현대건설 출신들을 영입하는 등 재정비에 나섰다. 지난해 6월 우상희 전무를 해외본부장으로 영입하고 같은해 7월 김인수 대표를 선임했다. 우상희 해외본부장은 현대건설에서 근무할 당시 싱가포르 사우스비치 복합개발 현장소장, 삼성동 신사옥추진사업단, 건축사업본부 상무 등을 거친 인물이다.

인재 영입과 더불어 세계 각지에 해외 법인을 둔 그룹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했다. 최근 쌍용건설과 글로벌세아의 시너지는 해외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성과를 보인 지난해 거둔 수주 중 대표 사업건으로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고급 주거시설 ‘PLOT6 럭셔리 레지던셜 타워’ 공사(약 1513억원)와 아프리카 서부 기니만 ‘적도기니 몽고모권역 상하수도’ 공사(약 1270억원) 등이 있다.  주로 중동 지역을 주 타겟으로 삼으며 수주를 따냈다. 

올해도 쌍용건설은 매서운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두바이 ‘크릭 레지던스‘ 공사 2건을 동시 수주하는 등 2억2287만달러(2월 29기준)의 수주고를 확보하면서 ‘TOP3‘에 진입했다. 

아울러 쌍용건설은 올해 중남미 첫 진출에 성공하는 등 추가 권역 확보에도 나섰다. 지난 1월 중남미 국가인 아이티 경제금융부(MEF)가 발주한 ‘아이티 태양광 발전 설비와 ESS설비 건설 공사 및 운영 사업‘의 시공권을 손에 쥐었다. 

특히 중남미에서의 수주는 그룹사인 세아STX엔테크의 니카라과 태양관 설계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에 의미를 더했다. 쌍용건설은 이 수주가 중남미 지역에 추가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아이티 태양광 사업을 필두로 글로벌세아가 강점을 갖고 있는 중남미 등에서의 추가적인 수주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소윤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