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전략경선에서 1위를 차지해 공천된 조수진 변호사가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두번째 경선을 치른 박용진 민주당 의원에게 공천권을 넘기지 않고 전략공천할 예정이다.

조수진 변호사. 사진=연합뉴스

조 변호사는 22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글을 올렸다. 이어 “저는 변호사로서 언제나 의뢰인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국회의원이 되면 똑같은 자세로 오로지 강북구 주민과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려고 했다”며 “그러나 국민들께서 바라는 눈높이와는 달랐던 것 같다”고 했다.

조 변호사의 이러한 자진 퇴사 결정에는 과거 자신이 맡은 성범죄 사건 변호 이력 관련 논란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변호사는 과거 성폭력처벌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혐의를 받는 한의사 A씨 사건을 변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의사인 A씨가 추나요법 치료를 하던 중 여성인 피해자를 추행했다는 혐의의 사건이었다. 당시 조 변호사는 이 사건을 변호하며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추행을 당하고도 항의하거나 간호사 등에게 알리지 않은 점, 이후에도 A씨로부터 추나요법 치료를 받은 점 등을 내세워 ‘일반적 성추행 피해자의 모습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했던 것이 드러나 ‘2차 가해’ 논란이 확산됐다.

해당 사건 1심 재판부는 선고에서 “성폭력범죄 피해를 당한 경우에 반드시 정형적인 어떠한 모습이 드러나거나 어떤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식으로 이른 바 ‘피해자다움’의 행동양식이 존재한다거나 그것이 부족하다고 해 그 피해자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단정해선 안 된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조 변호사는 이 사건 변호 논란 외에도 과거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강간통념(여성이 거절 의사를 표현해도 실제로는 관계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는 통념)’을 언급해 성범죄 가해자를 대상으로 홍보한 부분 등이 논란이 됐다.

◆ 민주당, 서둘러 강북을 후보 전략공천할 듯...박용진 후보 승계는 안한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전략공관위원장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공관위원회 활동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조 변호사가 사퇴한 서울 강북을 지역에 대해 전략공천 방침을 밝혔다. 아울러 이날 후보등록이 마지막인 만큼 오전 중 후보를 바로 결정해 오후에 등록을 마치겠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안규백 위원장은 22일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서울 강북을 조수진 후보가 사퇴했지만 차점자인 박용진 의원이 강북을 후보를 승계하진 않을 것”이라며 “전략공천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오늘 (후보) 등록이 마감이라 어떤 형태든 경선은 불가하다”며 “경선에서 후보자에 어떤 특별한 하자가 있는 경우엔 여러 가지 조건을 갖고 (차점자 승계를) 고려해 볼 사항이지만 여기엔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위 10%, 20%에 포함되거나 경선과정에서 탈락한 사람이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다시 공천받은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며 “이미 경선에서 두번의 기회를 준 후보한테 세 번의 후보를 준 기회는 한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전략공천 될 후보에 대해서는 “기존의 당무를 잘 아는, 이제 선거가 본격 시작되기 때문에 현장에 바로 투입해도 조직을 장악하면서 당원과 유권자를 아우를 수 있는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이 가장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지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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