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CB리픽싱 겹쳐 주식전환 대기물량 폭증
오버행 이슈 부각에 주가 부담도 늘어

철강사업을 영위하는 코스닥 상장사 세토피아의 주가 희석이 가파른 속도로 진행되는 추세다. 그간 자금조달 대부분을 전환사채(CB)에 의존하면서 전환주 상장물량이 빠르게 누적됐는데, 최근 CB 리픽싱(시가변동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이 겹치면서 향후 잠재적 전환가능주식수가 재차 급증한 양상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세토피아의 총 주식수는 작년초 5300만1993주에서 현재 7565만9350주까지 늘어났다. 1년 남짓한 기간에 무려 42.74%가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1년 동안 15~17회차 CB물량이 주식으로 전환되면서다.

작년 한 해 동안 15~17회차 CB의 전환주식 물량이 시장에 풀린 탓에 회사 주가 역시 지속적인 부담에 짓눌렸다. 

세토피아의 주가는 지난해 4월경 연고점인 4280원을 기록한 적도 있으나, 연중 CB물량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주가는 점진적인 하락세를 이어갔다. 

세토피아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1330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고점(4280원) 대비로는 69% 낮은 가격이며, 연초 주가(2150원) 대비로는 38%가량 하락했다.

문제는 세토피아 주가가 올해 역시 상당한 부담에 짓눌릴 수 있다는 점이다. 가장 큰 우려는 아직 주식전환되지 않은 기발행 CB(18~20회차) 물량에 의한 오버행(잠재적 매도대기물량) 이슈다.

더욱이 최근 시장의 오버행 우려를 증폭시키는 CB리픽싱까지 겹치면서 세토피아 주가 전망에는 더욱 짙은 구름이 낀 양상이다.

세토피아는 이달 들어 18~20회차 CB의 가파른 리픽싱을 겪었다. 각 회차의 전환가액 조정 전후를 살펴보면 ▲18CB, 2260원→1522원 ▲19CB, 2198원→1445원 ▲20CB, 2324원→1445원으로 나타난다. 그 결과 세 회차의 전환가능주식수를 합산한 물량규모 역시 406만5831주에서 622만7554주로 늘어났다. 이는 무려 53.68%나 급증한 수치다.

해당 CB물량이 전량 상장될 경우 세토피아의 총주식수는 8188만6904주가 된다. 이는 작년초 총주식수(5300만1993주) 대비 54.49%나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회사의 주식수가 급격히 불어남에 따라 주가희석에 대한 시장의 우려 역시 증폭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CB로만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의 경우 앞선 CB물량의 해소과정에서 주가가 하락해 나중에 발행한 CB물량의 리픽싱을 초래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기도 한다”면서 “이 악순환의 과정에서 기업가치는 큰 변동이 없는 가운데 주식수만 급격히 불어나 기존주주들의 주식가치가 크게 희석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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