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등 야권, “이종섭 특검 추진할 것”
곤혹스러운 국민의힘, ‘출구전략’ 마련에 고심
4월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의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가운데, ‘황상무·이종섭 이슈’에 이은 ‘조국혁신당’ 돌풍까지 겹치면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불안감’에 놓이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은 지난 20일 황상무 전 수석을 사퇴시키는가 하면, ‘이종섭 호주대사’를 귀국시키는 등 수습에 나섰다. 반면, ‘윤석열 책임론’까지 대두되는 등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압 의혹’ 이종섭 귀국
국방부 장관 재직 시절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받고 있는 이종섭 호주대사가 정부 회의 참석을 이유로 21일 오전 귀국했다.
앞서 이 대사는 법무부의 출국금지 해제 결정으로 지난 10일 호주로 출국한 바 있다.
이 대사는 이날 오전 싱가포르를 경유한 항공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취재진에게 “임시 귀국한 것은 방산 협력과 관련한 주요국 공관장회의에 참석하기 위함”이라며 “체류하는 동안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일정이 조율이 잘되어서 조사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와 관련해 제기됐던 여러 의혹에 대해서는 이미 수차례에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렸다”고도 했다.
◆민주당 등 야권, “이종섭 특검 추진할 것”
이종섭 호주대사의 귀국과 관련,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공세를 이어갔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이날 새벽부터 인천공항에 집결해 이 대사 도착을 기다리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및 더불어민주연합 의원 10여명은 ‘피의자 이종섭 즉각해임! 즉각수사!’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이 대사 임명 철회와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등을 촉구하기도 했다.
나아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총선 전 본회의에서 쌍특검 1국조(국정조사)로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광주 현장 선거대책위원회를 통해 “이종섭 대사가 불과 열흘 전에 호주로 도주 출국했는데, 오늘 새벽 ‘도둑 입국’을 했다”며 “이 대사는 국기문란 사건의 명백한 핵심 피의자”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마치 이 대사가 국민의 뜻을 존중해서 귀국한 것처럼 또 교언영색(巧言令色)하고 있다. 본질은 여전히 대사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즉각 이 대사를 해임하고 출국 금지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채상병 국정조사, 채상병·이종섭 특검 등 쌍특검 1국조 처리를 국민의힘에 강력하게 요구한다”며 “국민의힘이 손톱만큼이라도 국민을 존중하고 진심이 있다면 쌍특검 1국조에 대해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곤혹스러운 국민의힘, ‘출구전략’ 마련에 고심
국민의힘은 내심 ‘이종섭 귀국’을 반기면서도 총선 승리를 위한 ‘출구전략’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면서 경기 성남분당갑에 출마하는 안철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황상무·이종섭 이슈’와 관련 “(두 공직자의 결단 시기가) 정말 늦어서 (비판 여론을 만회할) 기회를 놓쳤다고 본다”면서도 “조치가 늦어지면서 민심 역풍이 생기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결국은 국민 뜻에 따르는 게 순리”라면서 “이 대사가 거취 문제로 고민한다면 스스로 결단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남 양산을 후보인 김태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대사가 사퇴한 뒤 민간인 신분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 대사 귀국이 여론무마책이 아니라 사태 해결의 시발점임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며 ”계급장 떼고 수사받는 게 국민 눈높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종섭 귀국’으로 국면이 전환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서울 서대문을에 출마한 이용호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황상무 수석의 사퇴와 이종섭 대사의 귀국으로 어느 정도 수습되고 위기감에서도 벗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신동욱(서울 서초을) 후보도 YTN 라디오에 나와 ”이 사태는 사실 돌발 악재“라며 ”첫 단추가 조금 잘못 끼워진 측면이 있는 것 같은데, (이 대사 귀국으로) 수습 국면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