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주공5단지 입찰 철회... 여의도 한양아파트 총력전 나서
오는 23일 시공사 선정... 전중선 대표 경영 기조 드러날까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대표. 사진=포스코이앤씨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대표. 사진=포스코이앤씨

공격적인 기조로 정비 시장에 침투하던 포스코이앤씨의 수주 전략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성비’를 무기로 곳간 채우기에 총력을 기울여왔는데, 수년간 관심을 표했던 사업장 입찰을 철회한 탓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정비 시장에서 총 4조5988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정비 업계 매출 2위를 달성했다. ‘저가형 공사비’를 앞세워 ‘정비킹’ 현대건설과 견줄 정도의 파격 행보를 보여왔지만, 지난 2월 공들이던 강남 개포주공5단지의 입찰 포기를 선언했다.

개포주공5단지는 올 상반기 강남권 ’재건축 최대어’로 불리던 곳으로, 개포동 일대에 지하 4층∼지상 35층, 아파트 14개동, 1279가구(공공임대 145가구 포함)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3.3㎡당 840만원 수준으로 총 6970억원 규모다.

포스코이앤씨는 당초 해당 사업장에 높은 입찰 의사를 보여왔다. 이에 현장 설명회에 참석한 10개 건설사 중 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경쟁 입찰이 예상됐다. 하지만 입찰참여확약서를 제출한 곳은 대우건설이 유일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이앤씨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신임 대표로 선임된 ‘재무통’ 전중선 대표의 전략 재검토로 풀이한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4년간의 한성희 대표 체제를 끝내고 재무통으로 분류되는 전중선 대표를 새 수장으로 맞았다. 전중선 대표의 경영 기조가 도시정비 사업 전략을 통해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가성비 전략을 추구했던 한성희 대표 시절 포스코이앤씨의 지난해 매출(연결기준)은 10조660억원, 영업이익은 20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7% 상승하고, 영업이익은 35.0% 떨어졌다. 직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때 매출은 7310억원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1000억원 가량 감소한 것이다.

연결기준 부채비율 역시 2019년 말 119.0%에서 2023년 말 135.5%로, 차입금 의존도는 같은 기간 11.8%에서 20.8%로 높아졌다.

기존 포스코이앤씨의 정비사업 전략은 독보적인 동시에, 수주할수록 손해 보는 양상도 띄고 있었다. 이러한 리스크로 인해 변화의 필요성도 요구됐다. 

현재 포스코이앤씨는 ‘여의도 재건축 1호‘라 불리는 여의도 한양아파트 시공권을 두고 현대건설과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한양아파트 사업은 향후 여의도 재개발 사업의 판도를 가르는 노른자 사업지다. 시공사를 결정하는 전체회의는 오는 23일 개최된다. 

한양아파트 사업은 지난해 10월 서울시가 시공사 선정 법률 위반을 지적하면서 발목이 잡혀 있었지만 약 5개월만에 사업이 재개됐다. 사업이 중단된 기간 동안 포스코이앤씨는 전중선 대표 체제를 갖추게 됐다. 

포스코이앤씨가 수장 교체 후 치루는 첫 재건축 입찰인 만큼 이번 수주전 이후 전중선 대표의 전략이 윤곽을 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회사의 새로운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디테일한 전략 변경은 없는 상태이며 현재는 주요 사업지의 선별 수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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