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안을 발표한 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학원에 의대 입시 홍보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안을 발표한 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학원에 의대 입시 홍보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의 사교육비 시장 규모가 27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에 따른 ‘국가 부도’까지 염려되는 상황이지만, 의대 열풍과 수능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논란 등이 겹치면서 ‘역대 최대 사교육비 지출’을 보였다는 평가다.

14일 교육부와 통계청이 전국 초·중·고 3000곳 학교 학생 7만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7조1000억원으로 2022년의 사교육비 총액 26조원보다 4.5% 올랐다. 이러한 수치는 3년 연속 최대치를 갈아치운 기록이다.

특히, 사교육비 총액은 학령인구 감소로 지난해 초·중·고 학생 수가 1년 새 7만명 줄어드는 것에 비해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에 따른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3만4000원으로 5.8% 늘며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 초·중·고생 10명 중 8명(78.5%)은 사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만 따지면 55만3000원까지 올라가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초등학교 6학년을 제외한 모든 학년에서 늘었다. 특히, 입시를 앞둔 고등학교의 증가율이 6.1%로 가장 높았다. 사교육비를 가장 많이 지출한 학년은 고등학교 2학년으로, 월평균 74만5000원을 지출했다.

다만, 가구 소득에 따른 사교육비 격차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소득이 800만원 이상인 가구에서 지출하는 사교육비는 67만1000원이었다. 대신 소득이 300만원 미만인 가구는 18만3000원을 사교육비로 지출해, 소득에 따른 격차가 3.7배 벌어졌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이번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대해 사교육비 상승폭은 전년보다 줄어들었고, 중학생의 사교육 참여율과 참여 시간도 소폭 하락했다”면서 “앞으로 늘봄학교를 확대해 돌봄과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중고등학생들은 사교육 없이도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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