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 강조해도 ‘비명횡사’ 여전

12일 더불어민주당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재명 대표(왼쪽부터)와 이해찬 전 대표,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 더불어민주당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재명 대표(왼쪽부터)와 이해찬 전 대표,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22대 총선을 한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이해찬 전 대표, 김부겸 전 국무총리 ‘3톱 체제’로 공식 출범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의 날’을 내걸고 선대위 출범식을 열었다.

상임선대위원장 3명을 포함해 공동 선대위원장까지 약 20명 규모로 구성한다. 선대위 실무를 담당하는 총괄선대본부 본부장은 5선의 조정식 사무총장과 불출마를 선언한 3선 김민기 의원이 맡기로 했다.

민주당의 공동선대위원장은 ▲혁신(공영운·황정아) ▲통합(이광재·홍익표) ▲정권심판(김용만·이소영·김용민) ▲국민참여 부문(8명)으로 나눠 선출했다. 7명의 최고위원도 공동선대위원장을 겸직한다. 이중 국민참여 성격의 공동선대위원장 1명은 고정하고 1명은 매주 교체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출범식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권 2년 동안 민생 경제 파탄, 민주주의 붕괴, 평화 실종을 심판하는 일대의 결전”이라며 “대한민국이 이대로 무너질 것이냐 여부를 결정짓는 역사적 분수령”이라고 정의했다.

또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대결이 아니라, 국민과 국민의힘의 대결”이라며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싸우겠다. 국민이 승리하는 길에 유용한 도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전 대표는 “이번 총선은 지금까지 치러본 선거 중에 가장 중요한 선거”라며 “우리가 꼭 심판을 잘해서 국민들이 받는 고통을 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저는 이제 현실 정치를 떠났지만 이번 선거만큼은 절대로 놓쳐선 안 되겠다는 절실한 마음이 들어서 선대위에 합류했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선대위원장직 제안을 수락한 김부겸 전 총리는 “우리 모두 다, 한 팀이 되어서 정말 절박한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의 마음과 에너지를 한곳에 모아 주시기를 요청한다”며 “지금 이 무책임하고 무능한 윤석열 정부의 독주를 막기 위해선 우리들, 후보들, 우리 당 모두 다 절박해야 할 것”이라고 후보들을 향해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후보자 여러분들은 자기 영혼을 갈아넣어서 국민들께 호소하고 다가가 주시기 바란다”며 “그냥 민주당의 심판이 아니라 대한민국 공동체를 아끼는 국민들의 심판, 그래서 그 다음 국민들과 민주당이 함께 힘을 만들겠다는 그런 계기를 만들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2일 공천심사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2일 공천심사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팀’ 강조해도 ‘비명횡사’ 여전

전날 비명계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역 평가 하위 10%’의 벽을 넘지 못하고 서울 강북을 경선에서 탈락했다.

민주당이 공천을 둘러싼 친명·비명계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얼마남지 않은 지역구 공천에서도 ‘비명횡사’가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 의원과 경선 결선을 치른 정봉주 전 의원은 서울 강북을 지역에 연고가 없지만 ‘비명 척결’을 내세워 출마하며 이재명 대표의 지지층인 ‘개딸’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박 의원은 경선 결과 발표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권리당원 투표에서 51.7%, 일반 시민 여론조사에서 51.62%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는 정 전 의원이 확보한 득표율 48.21%, 48.38%보다 높았지만 감산 패널티 30% 적용으로 결과가 뒤바뀐 것이다.

다만, 박 의원은 전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안 좋은 결과를 받더라도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로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며 민주당 잔류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박 의원 외에도 하위 평가를 받은 박광온·윤영찬·김한정 의원도 현역 의원 하위 평가 감산 패널티의 벽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비명계인 강병원·정춘숙 등도 낙마했으며 같은 날 경선에서 패배한 전혜숙 의원은 탈당했다.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서대문갑 청년후보자 공개 심사에서 참석자들이 공정경쟁 실천 서약식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권지웅·김규현·김동아·성치훈·전수미 후보. 사진=연합뉴스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서대문갑 청년후보자 공개 심사에서 참석자들이 공정경쟁 실천 서약식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권지웅·김규현·김동아·성치훈·전수미 후보. 사진=연합뉴스

반면, ‘대장동 변호사’로 친명 이력을 앞세운 김동아 변호사는 서울 서대문갑 청년후보 3인 경선에서 민주당 당원들이 ‘비명’으로 낙인찍은 권지웅 더불어민주당 전세사기고충접수센터장과 김규현 전 서울북부지방검찰청 검사를 이기고 공천권을 따냈다. 

문제는 김 변호사가 민주당 전략공천위 심사에서 3인 경선 후보에 들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하룻밤 새 안희정 성폭력 2차 가해 논란을 빌미로 성치훈 전 청와대 행정관이 제외되면서 김 변호사가 그 자리를 차지해 3인 경선 후보로 되살아났다. 일각에서 김 변호사를 붙이려고 한 것이라는 의문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충분히 2인 경선으로 치를 수 있음에도 3인 경선을 고집한 이유에 대해 안규백 민주당 전략공천위원장은 “그 방안도 논의했지만, 3인 경선으로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반발해 탈당한 의원은 김영주(4선·서울 영등포갑), 박영순(대구 대덕구), 설훈(5선·경기 부천을), 이상헌(재선·울산 북구), 이수진(초선·서울 동작을), 전혜숙(3선·서울 광진갑), 홍영표(4선·인천 부평을) 의원 등 총 7명이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지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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