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진에 가맹점 사업 철수까지
대대적 재편 속 채널 다변화 집중
“채널망 입점‧확대 통해 실적개선 기대”

LG광화문 빌딩. 사진=LG생활건강
LG광화문 빌딩. 사진=LG생활건강

실적 개선에 나선 LG생활건강이 CJ올리브영, 쿠팡, 중국 이커머스 업체인 알리익스프레스까지 추가로 입점하며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이같은 채널 다변화 전략으로 인해 LG생활건강이 실적 반등까지 끌어낼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 브랜드 더페이스샵이 올리브영에 추가 입점했다. 현재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는 더페이스샵 제품 7종을 판매 중이다.

이번 올리브영 입점은 첫 사례는 아니다. 올리브영에는 이미 LG생활건강의 뷰티브랜드 오휘, 빌리프, 비욘드, VDL을 비롯해 생활브랜드 오가니스트, 닥터구르트, 페리오 등이 입점돼 있다. 기존 입점된 브랜드 외에 주력 브랜드인 더페이스샵까지 추가 입점하며 채널을 늘렸다.

LG생활건강의 추가 채널 확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사업 재편의 일환이다. 지난해 7월 LG생활건강은 전국 400여개 규모의 더페이스샵·네이처컬렉션 등 오프라인 가맹 사업을 철수했다. 당시 LG생활건강은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단일 자사 브랜드만 판매하는 사업 구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신 타 브랜드 제품도 판매할 수 있는 올리브영 등 멀티숍 형태의 입점을 추진했다. 실제로 가맹사업을 철수하고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올리브영에 입점하면서 온오프라인 소비자를 확보에 나섰다. 지난달 기준 국내 올리브영 매장 수는 1320여개에 달해 사실상 오프라인 뷰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가맹사업 철수에 나설 만큼 LG생활건강의 실적은 최근 3년 사이에 크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LG생활건강 연결 기준 매출액은 6조8048억원, 영업이익 4870억원으로 전년(2022년) 대비 각각 5.3%, 31.5% 감소했다. 그중 뷰티 사업은 중국 사업 부진, 가맹 사업 철수 등 영향으로 매출액 2조8157억원, 영업이익 146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3%, 52.6% 줄었다.

2022년도 연결기준 매출액은 7조1858억원, 영업이익은 7111억원으로 전년(2021년) 대비 각각 11.2%, 44.9% 감소했다.

중국 사업 부진은 중국 소비자의 자국 화장품 애용 기조, 중국 저가 화장품의 품질 향상의 영향이 컸다. 중국 화장품사가 한국의 화장품 제조사에 제품 생산을 맡기는 경우가 늘면서 값비싼 한국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 위축까지 맞물리면서 LG생활건강의 중국 사업은 하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LG생활건강은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반등을 위해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다만 실적을 늘리기 위해서는 채널을 늘려야 한다. 그러나 가맹사업 철수로 인해 그만큼 채널 숫자가 줄었다. 가맹사업 철수 후 LG생활건강은 또다른 유통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알리익스프레스와 쿠팡 내 추가 입점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1월부터 알리익스프레스에 입점해 K베뉴 카테고리에서 샴푸, 세제 등 생활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K베뉴는 국내 제품을 판매하며 배송 기간은 통상 사흘 이내다.

쿠팡에 로켓럭셔리에 LG생활건강 뷰티브랜드가 입점했다. 사진=쿠팡
쿠팡에 로켓럭셔리에 LG생활건강 뷰티브랜드가 입점했다. 사진=쿠팡

게다가 LG생활건강은 납품 협상 갈등으로 논란을 빚으며 거래를 중단했던 쿠팡과 거래를 지난달에 재개했다.

양사는 2019년 납품 협상 갈등으로 인해 거래를 중단했다. 당시 LG생활건강은 쿠팡과 자사 제품 및 코카콜라 제품과 관련해 불공정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대규모유통업법 및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쿠팡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양사의 갈등으로 쿠팡이 직접 매입해 배송하는 ‘로켓배송’ 서비스 중 LG생활건강의 페리오, 코카콜라 음료 등 공급이 끊겼다. 대신 쿠팡 입점사가 판매하는 LG생활건강 제품 판매만 가능했다. 그러다 양사는 지난 1월 극적으로 화해했다. 이후 쿠팡 로켓배송 제품군에서 LG생활건강의 더후, 오휘, 빌리프 등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 판매가 가능해졌다.

LG생활건강이 쿠팡과 지난 3년간 갈등을 봉합할 정도로 LG생활건강은 추가 채널 확보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LG생활건강이 부진한 중국 사업으로 인해 지난해 가맹점 사업까지 철수하며 위기에 처한 가운데 채널 다변화 전략의 성공 가능성이 주목된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다양한 유통 채널에 입점하는 것은 (화장품 등) 제조업체가 당연히 해야 하는 기업활동”이라며 “유통망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허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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