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정 대표 권면 300억 CB 잔금 170억 미납
코스모파마 2대주주 부상...지피클럽 매도 지분도 ‘변수’

에이티세미콘의 인수합병(M&A)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대격변이 일어난 지배구조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최근 재매각한 전환사채(CB)의 인수 구도가 급변한 것에 따른 결과다.

김소정 대표는 앞서 지난해 3분기 말 주식양수도 방식 M&A 및 재매각 CB 인수를 통해 에이티세미콘 지배구조 최상단에 자리했다. 여기에 신규 투자자로 등장한 코스마파마가 회사의 지분을 양분하는 양상이 됐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이티세미콘은 지난 5일 앞서 발행 후 취득한 권면총액 300억원 규모 CB의 재매각 관련 기재정정 사실을 공시했다.

애초 300억원 규모의 CB 전량을 인수하려던 김소정 대표가 잔금을 지 못해 170억원의 미납부 물량이 화장품 제조업체 코스모파마 측에 넘어갔다.

이로써 에이티세미콘의 지배구조는 김소정 대표와 코스모파마가 양분하는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작년 9월경 김소정 대표는 본인이 소유한 1인기업 모닝랜드를 통해 에이티세미콘의 최대주주인 더에이치테크(지분율 10.43%) 지분 전량을 인수한 바 있다. 동시에 작년 초부터 진행된 에이티세미콘의 CB 재매각 대상자로 실체를 드러내기도 했다.

재매각 CB 전량을 김소정 대표가 인수하면, 사실상 에이티세미콘에 대한 완전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최근 김소정 대표가 170억원 물량에 대한 잔금을 미납함에 따라 해당 CB 물량은 화장품 제조업체 코스모파마가 품게 됐다. 코스모파마는 CB 인수대금을 상응하는 자사의 1회차 CB물량으로 대용 납입했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더에이치테크가 보유한 지분 753만8597주(10.43%)에 더해 권면 130억원 규모의 CB를 보유하게 됐으며, 코스모파마는 권면 170억원의 CB 물량을 얻게 됐다.

에이티세미콘 주가는 600원, 시가총액 434억원 기준으로 거래정지된 상태다. 양측의 CB가 모두 해당 시가를 기준으로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이후 주식 전환될 경우 각각 2166만6666주(130억원), 2833만3333주(170억원)가 발생한다. 김소정 대표 측은 더에이치테크 지분을 합할 경우 총 2920만5263주를 얻어 코스모파마 지분을 근소하게 앞서는 상황이 되는 셈이다.

여기에 또 다른 변수가 더해졌다. 이달 5일 에이티세미콘의 2대주주였던 지피클럽이 보유지분 전량(748만5030주 10.36%)을 장외매도하면서다. 매도대상이 김소정 대표 측인지, 코스모파마 측인지는 현재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에이티세미콘의 지배구조가 양분되는 상황속에서 거래정지 해제 후 재매각 CB 전량이 주식으로 상장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가 CB를 취득한 이후 재매각을 결정한 순간 주식 상장은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려는 주주가 해당 CB를 인수한 경우, 일반적인 재무적투자자(FI)처럼 차익실현에 나서기보다는 주식을 보유해 지배구조를 안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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