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대신 크러시 역량 집중할 것"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3조2247억원, 소주↑·맥주↓
대학가 상권서 선 입점 후 크러시 팝업 행사 등 진행 예정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가 출시 4년도 채 되지 않아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 판매를 중단한다. 사진=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가 출시 4년도 채 되지 않아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 판매를 중단한다. 사진=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가 새로를 내세워 소주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맥주 사업은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판매 중단과 동시에 신제품 크러시에 역량을 집중해 맥주 시장에서 반등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가 출시 4년도 채 되지 않아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 판매를 중단한다.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유흥 시장에서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의 생맥주와 병맥주를 철수했다. 빈자리에는 신제품 ‘크러시’를 넣어 소비자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롯데칠성음료가 신제품 크러시를 내놓았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무설탕 소주 ‘새로’와 ‘밀키스’, ‘펩시제로’ 등 음료가 흥행하면서 롯데칠성음료에서 맥주는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3조2247억원을 달성하며 전년(2022년) 대비 13.5%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107억원으로 5.5% 감소했다.

세부 사항을 살펴보면 주류 사업 부문의 지난해 매출액은 8039억원으로 전년(2022년) 대비 3.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36억원으로 전년 대비 9.0%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률도 4.2%로 전년보다 0.6% 줄었다.

그중 카테고리 판매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소주 매출액은 3387억원으로 전년 대비 22.4%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맥주의 매출액은 807억원으로 18.0% 감소했다. 롯데칠성음료는 물가 상승이 지속되고 주류소비 문화가 변화해 회식·송년회와 같은 모임 급감이 주류 소비 위축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맥주의 원재료인 주정, 맥아 등 사업경비 부담이 지속됐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크러시' 맥주. 사진=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크러시' 맥주. 사진=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는 무설탕 소주인 새로를 내세워 지난해 매출액 1256억원을 달성하는 등 소주 시장에서 선두를 달렸다. 이 기세를 이어 젠지(Gen Z, 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타깃으로한 맥주 크러시를 출시했다. 홍대에 위치한 요리주점과 협업한 플래스십 스토어를 열어 소비자와 접점을 만들고 인지도를 높이는 데 힘썼다. 강남과 수도권 지역인 수원 등을 포함한 11곳에서 플래그십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겠다는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크러시 출시 후 맥주 시장에서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크러시 매출을 포함한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206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2차 타깃인 가정 시장으로 확대해 캔 제품을 출시했다. 가정 시장 공급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유흥 시장에서 크러시가 부진하면서 이를 예정보다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음료는 크러시 출시 후 맥주 매출이 46% 늘어났으며 지난 1월 말 편의점 입점 후 500㎖ 캔 제품 기준 85% 이상의 분포율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를 단종하고 크러시에 전력을 쏟는 것이 피츠와 같은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롯데칠성음료는 2017년 '피츠 수퍼클리어' 맥주를 출시하고 마케팅을 집중했다. 이로인해 기존 맥주인 클라우드 매출이 2017년 정체됐고 피츠마저 부진을 피하지 못해 5년 뒤인 2022년 단종됐다. 아울러 현재 맥주 시장에서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롯데칠성음료는 긴 호흡으로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에서 크러시로 마케팅을 전환하면서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크러시는 젊은 세대를 공략해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입점이 우선으로 전제돼 있어야 하기 때문에 대학교 새 학기를 맞이해 젊은 상권 위주로 입점률을 높이고 그다음 크러시 팝업 같은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허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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