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꽃길만 걸어온 건 아냐”...임종석 “당의 결정 수용”
이재명 “김영주, 채용 비리 부분 소명 못해 일부 절대평가 항목 0점”

더불어민주당의 하위 평가 20% 통보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입당식에서 입당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하위 평가 20% 통보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입당식에서 입당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부의장인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주당 공천에 반발해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반면 공천 배제(컷오프)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당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19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현역 하위 평가 20%에 속한다는 통보를 받은 뒤 “모멸감을 느꼈다”면서 탈당을 선언했다.

김 의원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입당식에서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해 여의도정치를 바꿔보자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주장에 십분 공감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다만, 그는 민주당에서 4선과 장관을 역임하며 ‘꽃길만 걸었다’는 지적에 “꽃길만 걸어온 건 아니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입당식 직후 취재진과 만나 “민주당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며 “다만 이번 민주당의 공천과정에서 정말 열심히 일했던 의원들이 하위 10%를 받고, 친명후보들을 전략적으로 집어넣는 것을 보고 정치를 오래한 제 경험으로 부당하다고 봤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저는 민주당에서도 보수가 있고, 국민의힘에서도 진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 위원장이 저에게 요구한 것은 우리나라 정치가 너무 극과 극으로 가있기 때문에 중간에 여러 힘이 필요하다, 함께 하자는 말에 큰 공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8일 국회 소통관에 입장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연합뉴스
지난 28일 국회 소통관에 입장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연합뉴스

반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면서 민주당에 잔류를 선택했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서울 중·성동갑에 자신을 컷오프하고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한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임 전 실장의 공천 재고를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임 전 실장의 수용 결정에 대해 “우리 당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본인이 원하는 공천을 해드리지 못했고, 이 점에 대해 임 전 실장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텐데도 당의 결정을 존중하고 수용해 준 것에 대해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며 “정권심판이라고 하는 현재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함께 힘을 합쳐주시면 더욱 고맙겠다”고 말했다.

◆ 이재명 “김영주, 채용 비리 부분 소명 못해 일부 절대평가 항목 0점”

이날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을 입당한 김영주 의원의 경우, 민주당 공천 심사 중 신한은행 채용 비리 연루 건이 재조명되면서 민주당의 공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표는 전날 김 의원의 민주당 탈당·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민주당의 평가 기준 중에 채용 비리·음주운전·성비위 등에 해당할 경우 50점 감점을 하게 돼 있다”며 “(김영주 의원이)채용 비리 부분에 대해서 소명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50점을 감점하는 바람에 0점 처리됐다고 한다. 절대평가 항목이어서 아마도 그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영주 의원은 2020년 KBS ‘시사직격’을 통해 구체적으로 알려진 신한은행 채용비리에 연루된 것과 관련돼 ‘공직윤리 평가’에서 0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그와 별개로 절대평가 항목에서 ‘0점 처리’는 공천심사 점수에서 상당히 큰 타격이다.

국회 국방위원회의 야당 간사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공천 심사 평가 항목에 대해 상임위원회 활동 상호 평가를 비롯해 상임위 소속 의원 보좌관의 평가, 지역활동 등 다각적으로 다양하게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또 절대평가 항목에 세미나 개최 횟수, 법안발의, 상임위 활동 등이 포함되기 때문에 야근을 많이 했다고 부연했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현역 의원 평가는 절대평가(정량적 평가) 항목에서 대부분 ‘만점’을 받기 때문에 상호평가인 정성적 평가에서 갈린다. 즉, 상호평가에서 점수 차이가 날 수 있는 만큼 절대평가에서는 만점을 받아야 하위권에 포함될 가능성이 적어진다는 뜻이다. 

그러나 김 의원은 채용비리 건에 대해 당에 상세히 소명할 이유를 갖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채용비리 건에 대해 소명해달라는 당의 요구에 “‘아무 연관이 없다’고 답을 보냈다”고 밝혔다.

한편, 김 의원은 지난해 6월 30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계획 철회 촉구 결의안’ 채택 중에 ‘일본 북해도 골프 여행’을 논의한 장면이 한 언론사 카메라에 됐다. 논란이 일자 김 의원은 며칠 뒤인 7월 3일 “본회의 중 사적인 문자를 주고 받은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당시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당에서 매우 심각하게 내용을 받아들이고 있고, 본인에 대해 엄중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지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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