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반발은 존재...‘텃밭’ 곳곳에서 ‘공천 반발’

총선이 다가오면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작업이 막바지를 향하는 모양새다.

29일 현재 거대 여야는 단수 추천은 물론 전략 지역에 대한 ‘공천’을 사실상 마무리한 상태다. 이로 인한 대진표 역시 ‘속속’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텃밭’인 영남과 호남의 경선을 진행하면서 ‘속앓이’를 하는 중이다. ‘공천 반발’에 이은 집단 행동은 물론 ‘대규모 탈당’도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시스템 공천’은 ‘감동없는 공천?’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이 ‘이재명 사천’ 논란으로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다면, 국민의힘이 추진하는 ‘한동훈 시스템 공천’은 ‘무관심’이다.

국민의힘의 한 후보자는 “정치인에게 무관심은 최악인데, 국민의힘 공천이 ‘무관심’에 놓인 것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자랑(?)했던 ‘시스템 공천’이 ‘변화없는 공천’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역대 총선에서 등장했던 ‘현역 컷오프’도 최소화되는가 하면, ‘텃밭’인 영남권 공천에서도 별다른 ‘물갈이’가 없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28일 경북 5곳을 비롯한 전국 24개 지역구의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대구와 경북은 물론 부산에서도 현역 의원들의 강세가 이어졌다. 지난 20대와 21대 총선에서 ‘물갈이’가 절반 가까이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현역을 위한 시스템 공천’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 그룹으로 분류되는 ‘친윤계’ 인사들의 무난한 공천도 마찬가지다.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이철규 의원을 비롯해 윤한홍·권선동·박대출·강민국 의원 등 친윤계 의원들과 경북 경산의 조지연·경기 용인갑의 이원모·부산 해운대갑의 주진우 비서관 등 대통령실 출신들이 여당세가 강한 지역의 단수공천을 받거나 우선공천을 받았다.

일부 대통령실 인사들이 경선에 패배했지만, 대부분 ‘텃밭’인 영남에서 현역 의원들에게 석패했다.

이와 관련,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7일 “4년 전 천신만고 끝에 살아남은 사람들이 지역에서 충분히 설득할만한 능력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대한민국 공천에 있어서 감동적인 공천이라는 것은 조용하고 승복하는 공천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공천에 대해 제가 직접 관여하진 않지만, 공천할 권한이 저한테 있고 그 책임도 제가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도 반발은 존재...‘텃밭’ 곳곳에서 ‘공천 반발’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부산 사상구 단수 공천 철회를 요구하며 송숙희 예비후보가 삭발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부산 사상구 단수 공천 철회를 요구하며 송숙희 예비후보가 삭발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조용한 편이지만, 국민의힘 후보자들의 ‘공천 반발’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은 ‘컷오프’와 관련, “상황에 따라 중대 결정을 내일 수 있다”며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울산 남구갑을 지역구로 하는 이 의원은 29일 “작년에 있었던 당무감사 등으로 정치적 의도를 갖고, 저를 정치적 희생양으로 만들기 위한 각본에 따라 오래전부터 진행된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게 됐다”며 “존경하는 시민의 뜻에 따라 정치적 결단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충남 홍성·예산의 홍문표 의원은 ‘36년 전 낙선을 이유로 한 동일 지역구 3회 낙선 감산 조항 적용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경선 포기를 선언해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공천이 확정됐지만, 홍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용인병 공천을 신청했지만 ‘컷오프’ 된 서정숙(비례대표) 의원도 29일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심사 결과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공천 특권 카르텔이 작동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 의원은 무소속 출마 또는 탈당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삭발’ 등 집단행동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23일 부산 사상구 공천을 신청했던 송숙희 전 사상구청장은 중앙당사를 항의 방문한 후, 삭발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높은 인지도와 압도적인 본선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송숙희 여성 후보를 경선의 기회조차 없이 배제 시켰다”라며 “많은 사상구민과 여성계는 실망과 함께 극심한 반발을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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