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투자지분 매각, 상호변경 등 발빠른 기업 개선 조치
대유위니아그룹 연쇄부도 여파로 작년 실적 적자..."일회성 리스크 해소"

DH오토리드 CI.
DH오토리드 CI.

DH오토리드가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고 주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기발행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신주인수권(W)을 만기전 취득해 전량 소각하는 등 적극적인 기업 개선 행보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용 조향장치 제조기업이자 코스닥 상장사인 DH오토리드는 상호변경 이전인 대유에이피 당시 대유위니아그룹 연쇄부도 사태에 휘말리며 기업 차원의 손실을 겪었지만, 지난해 말 경영권 변동 이후 새 최대주주의 경영 아래 발 빠르게 재정비하는 모습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DH오토리드는 전일 9회차 BW의 신주인수권 일부의 만기전 취득 사실을 공시했다.

지난해 6월 권면 200억원 규모로 발행된 9회차 BW의 신주인수권은 회사의 최대주주 변경 이후인 작년말부터 현재까지 수차례에 걸쳐 상환이 이뤄져 발행 당시 394만좌 중 미상환 좌수가 340만좌까지 축소됐다. 

DH오토리드 관계자는 “만기전 취득한 신주인수권 전량 소각할 방침”이라며 “잠재적 발행주식수 감소 및 주가변동위험 해소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DH오토리드의 이같은 행보는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회사가 메자닌(CB·BW) 사채 상환·소각을 적극 시행할 경우, 잠재적 발행주식수 증가에 따른 기존 주주들의 주가 희석을 막을 수 있고, 메자닌 사채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장내매도에 따른 주가 하락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다수 상장사들은 전환사채(CB)나 BW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후, 상환을 선택하기보다는 투자자들이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방임·방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부 만기전 취득 사례가 있더라도 재매각을 통해 새 투자자에게 웃돈을 받는 ‘재테크’에 나서는 경우도 많기에 DH오토리드의 이러한 행보는 이례적이다.

DH오토리드는 지난해 11월말 새 최대주주인 DH글로벌의 경영권 획득 이후 적극적인 기업개선 조치를 단행하는 모습이다. 9회차 BW는 물론이고 경영권 인수 후 미상환 상태였던 6·7회차 CB 91억원 물량에 대해서도 상환·소각 조치에 나섰다.

앞서 DH글로벌은 기존 최대주주인 대유에이텍으로부터 보유주식 486만9364주(37.66%)를 약 354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디에이치글로벌의 종속회사인 DH오토웨어가 유상증자로 93억원을 투입해 258만5856주의 신주를 추가 취득했다. 현재 최대주주 측의 합계 지분율은 48.05%에 달한다.

새 최대주주 측은 경영권 인수 이후 회사의 상호를 대유에이피에서 현재 사명으로 변경했으며, 이전 최대주주인 대유위니아그룹 관련 지분을 매각하는 등 발빠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사 측은 작년 12월 대유이피 주식 27만3000주(42%)를 매각해 111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해당 자산의 최초 취득금액(183억원) 대비로는 처분손실이 발생해 일회성 손실이 작년 실적에 반영됐으나, 당시 대유위니아그룹이 연쇄적으로 부도하는 상황속 불가피한 손실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DH오토리드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과 관련 “대유위니아그룹 관계 지분 매각과 대손설정 등에 따른 일회성 손실의 영향이 컸다”며 “그간 영업실적에서는 지속 흑자를 이어왔기 때문에 대유위니아그룹과 관련된 부정적 이슈를 모두 해소한 올해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DH오토리드는 지난해 매출액 2355억원, 영업이익 148억원, 당기순손실 8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2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제조원가 상승의 영향으로 33.46% 감소했다. 당기순손익은 전년 동기 238억원에서 적자로 전환했는데, 대유이피 처분손실 72억원 등 일회성 비용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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