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텃밭’ 호남에도 퍼진 공천 잡음
민주당 지지율 39.9%...1년 만에 국민의힘에 지지율 역전당해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공천 반발이 이어지면서 총선에 비상이 걸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인천시당에서 열린 인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인천시당에서 열린 인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던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6일 인천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고 의원은 전날 오후부터 자정 가까이 이어진 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홍익표 원내대표와 함께 당내 공천 상황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지만 민주당 지도부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고 의원은 비이재명계 강병원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에서 현직 강원도당위원장인 김우영 전 은평구청장과 경선을 치르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김 전 구청장이 (강원)도당위원장의 직문을 버리고 은평을에 나온 건 당 정체성 훼손”이라고 주장하며 경선 방침 철회나 김 전 구청장에게 페널티를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친명계 지도부는 김 전 구청장의 처신은 부적절하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제재할 규정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방침으로 정리됐다.

이에 대해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이날 논평을 통해 “공천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당무를 거부하는 것은 총선승리를 담보로 한 인질극”이라며 “고 최고위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홍 원내대표를 비롯해 일부 당 지도부 및 중진의원들은 민주당 승리보다 본인의 다음 목표 또는 차기 당권과 대권 등에 관심을 가지며 당내 분란을 조장하고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공천시스템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사실은 본인들이 공천에 ‘감 놔라 대추 놔라’며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비명계 공천 학살 논란’과 관련해 “민주당 공천은 1년 전 확정한 특별당규에 의해 시스템 공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종 위원회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하고 있는데 낙천되신 분들이나 경선에 참여 못하는 분들이 매우 억울하실텐데 위로 말씀을 드린다”며 “불가피한 부분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민주당 ‘텃밭’ 호남에도 퍼진 공천 잡음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호남에서도 공천 잡음은 이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차 앞에는 민주당 단수 공천에 반발한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항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선거구에 출마한 박노원 민주당 예비후보는 해당 선거구에 이개호 의원이 단수 공천된 것에 대해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 7차 공천 심사 결과, 이개호 의원의 단수 공천은 국민과 당원, 지역민의 시대정신을 거스르는 결정”이라며 “민주당 공관위가 밝혔듯, 호남은 경선이 원칙이다. 민심을 제대로 파악해 후보 선출에 반영하는 방법은 오직 ‘공정한 경선’뿐”이라고 말했다.

박 예비후보는 이개호 의원이 ‘단일 후보 출마 혹은 공천 심사 결과 30% 이상 격차’ 조건에 충족된다는 것에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 예비후보는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 의원이 자신 등 세명과 각축전을 벌이고 있음에도 자신을 포함한 다른 예비 후보와 이개호 의원 간 30%가 벌어졌다는 것은 공천 심사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심각하게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석형 전 함평군수는 “당의 원칙과 신뢰를 훼손한 이개호 의원 셀프 단수공천을 철회하라”며 “당의 시스템을 뒤흔드는 행위는 우리 모두에게 위기를 불러오는 것으로 공천관리위원회에 단수공천 철회와 재심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의원은 현직과 당직의 특권을 악용해 공정경쟁을 저해하고 자랑스러운 호남의 정치무대에서 당직자 카르텔로 셀프 단수공천을 자행했다”고 겨냥했다.

◆민주당 지지율 39.9%...1년 만에 국민의힘에 지지율 역전당해

26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2024년 2월 4주차 정당 지지도. 그래픽=리얼미터
26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2024년 2월 4주차 정당 지지도. 그래픽=리얼미터

민주당 지지율은 이어지는 ‘공천 잡음’ 논란에 국민의힘 지지율에 역전당했다.

이날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2~23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정당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은 43.5%, 더불어민주당은 39.5%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 대비 국민의힘은 4.4%포인트 올랐고 국민의힘은 0.7%포인트 떨어졌다.

민주당 지지율은 공천 파동이 불거지면서 4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해 2월 3주차(39.9%) 이후 처음으로 30%대로 내려왔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선 것은 1년 전인 지난해 2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 처음이다.

국민의힘 지지도는 부산·울산·경남에서 7.8%포인트 상승하는 등 전 지역에서 상승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도는 호남인 광주·전라에서 2.9%포인트 하락세를 보였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2.1%포인트, 인천·경기에서는 1.5%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다만 대전·세종·충청에서 2.7%포인트, 서울에서 2.5%포인트 올랐다.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다.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3.7%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지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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