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풍산홀딩스·바이오다인·아이패밀리에스씨 등 무상증자
실적 급감·폭증 엇갈린 배경...악재 해소vs 주주 환원

최근 무상증자를 결정한 상장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하며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투자자들의 긍정적 기대가 반영된 양상이다. 다만, 각 기업마다 무상증자에 나선 배경은 달라 권리락 이후 주가에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전일(14일) 유가증권(코스피) 상장사 풍산홀딩스와 코스닥 상장기업 바이오다인, 아이패밀리에스씨가 무상증자 결정을 공시했다.

먼저 풍산홀딩스는 자기주식 일부 소각 이후 구주 1주당 신주 0.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단행한다. 자사주 소각 규모는 전체 66만1000주 중 25만주이며, 소각예정금액은 73억3821만원 수준이다. 

무상증자 신주 배정일은 내달 5일이며, 3영업일 전인 내달 2일이 권리락일이 된다. 신주배정권리를 획득하려면 휴일인 내달 1일 이전인 이달말에는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단수주는 신주 상장일 종가 기준으로 현금 지급한다.

바이오다인은 구주 1주당 신주 4주를 배정한다. 신주배정일은 이달 29일이며, 권리락일은 26일이다.

아이패밀리에스씨는 구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1대1 무상증자를 실시한다. 신주배정일 및 권리락일은 바이오다인과 동일하게 각각 이달 29일과 26일로 정해졌다.

이같이 무상증자를 결정한 세 곳은 주가에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무상증자 공시 전날인 13일 종가 대비 이날 종가가 모두 오른 상황이다.

풍산홀딩스는 13일 대비 3.15% 오른 3만9200원에 이날 장을 마감했다. 같은 기준으로 바이오다인과 아이패밀리에스씨는 각각 10.99%, 7.31%씩 주가가 올랐다.

다만, 투자자가 여기서 유의할 점은 실질적인 주식 가치의 변동은 없다는 점이다. 무상증자는 잉여금에 담긴 돈을 자본금으로 옮기는 일이다. 잉여금에 담긴 돈을 일부 꺼내 그만큼 주식을 발행한 뒤 기존 주주들이 가진 지분에 비례해 주식을 나눠주면 잉여금은 줄고 자본금은 늘어난다. 총 자기자본에는 변함이 없는 것이다.

반면, 유통주식수를 늘리는 동시에 침체된 종목에 대한 투자자들의 주의를 환기함으로써 활발한 주식 거래를 유도할 수 있다. 더불어 회사의 재무현황이 양호하다는 신호를 시장에 어필할 수 있어 전통적인 주식가치제고 및 주주환원 수단으로 활용된다.

최근 무상증자 기업의 주가 흐름은 투자자들의 긍정적 기대감이 반영된 모습이다. 다만, 각 기업마다 무상증자 결정 배경이 달라 권리락 이후 주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전날 무상증자를 발표한 3개사는 최근 발표한 결산 실적에서의 희비가 엇갈렸다.

풍산홀딩스와 바이오다인은 실적 측면에서 큰 폭의 감소를 겪은 반면, 아이패밀리에스씨는 매출, 영업익, 당기순이익 모든 측면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먼저 풍산홀딩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72.5%, 28.3%씩 감소했다.

바이오다인은 작년 매출 규모가 66.5% 급감한 데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20억원, 12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재작년 영업익 66억원, 당기순익 56억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무상증자를 결정한 기업 중 일부는 증시에서의 실적 악화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고육지책을 선택한 것이다. 

이와 달리 아이패밀리에스씨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74.2% 증가했다. 국내외 판매채널 전반의 확장이 수익구조 전반을 개선시킨 양상이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52.3%, 155.4%씩 급증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의 무상증자 결정이 실적 발표를 전후로 이뤄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며 “무증 소식이 일시적으로 기업의 주가를 올릴 수는 있지만 결국 기업가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권리락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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