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인사 영입 신호 보내던 국민연금, 반대 가능성있어
후보 거부 나선 포스코 범대위 “국민연금, 실력행사해야”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포스코그룹 CEO후보추천위원회가 새 수장으로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을 낙점했다. 물론 최종관문은 남아있다. 최대주주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8일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을 포스코그룹 회장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1955년생인 장인화 전 사장은 서울대 조선해양학과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해양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 전 사장은 ‘권오준의 남자’로 불릴 만큼 그룹사의 신임을 한몸에 받았던 정통 ‘포스코맨’이다.

1988년 포스코 전문연구기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입사해 강구조연구소장을 역임한 뒤 2011년 포스코로 자리를 옮겨 권 전 회장 임기(2014~2018년) 동안 성장투자부문 신사업실장(상무), 재무투자본부 신사업관리실장(전무), 철강사업본부 철강솔루션마케팅실장(전무), 기술투자본부장(부사장)을 거쳐 2017년에는 사내이사까지 올랐다.

최정우 회장 체재에 접어들었을 때도 주요 보직에 발탁되며 포스코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갔다. 철강1·2부문을 통합한 철강부문장으로 일하던 그는 포스코 사장을 역임하다가 2021년 3월 임기가 종료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현재까지 포스코 자문역으로 활동해 왔다.

장 전 사장의 마지막 관문은 오는 3월 21일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다. 최대 주주 국민연금(6.7%)을 포함한 소액주주(75.5%)의 찬성이 필요하다.

문제는 그간 국민연금이 포스코 회장 선임절차에 보내왔던 부정적 시그널이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차기 회장 선임절차를 두고 “기존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후추위가 공정하고 주주 이익을 충분히 대변할 수 있는지는 주주, 투자자와 시장에서 판단할 것”이라며 제동을 걸었다. 이어 “포스코 회장 선임도 KT처럼 발전적인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내부와 외부가 공정하게 경쟁함으로써 최적의 인사를 찾아야 주주 이익에 부합한다”고 포스코 차기 회장 역시 김영섭 KT 대표처럼 포스코 출신보다는 외부 인사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비친 바 있다.

호화 출장 논란도 부담이다. 장 전 사장은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연구원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과 호화 출장 사건의 피고발인 신분이다. 향후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차기 회장 부적격자로 부각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나이도 약점이다. 파이널리스트 6인 모두 60대였지만, 장 전 사장은 그중에서도 나이(55년생)가 가장 많다. 최정우 현 회장 보다도 2살이 더 많다.

포항지역 시민단체이자 앞서 포스코 ‘호화 이사회’ 논란과 관련해 고발에 나선 바 있는 ‘포스코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지난 12일 긴급 집행위원회를 열고 장 전 사장에 대해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범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장 전 사장은 2019년 중국 호화 관광 골프 이사회 문제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가 범죄 피의자로 구성돼서 공정성과 도덕성을 상실한 만큼 그들의 모든 결정은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의 실력행사도 촉구했다. 범대위는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은 스튜어드십뿐만 아니라 2023년 12월 확립된 판례에 따라 포스코회장 선임에 즉각적이고 적극적으로 법적 실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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