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세전 손실만 3000억원대...금융비용 증가 영향
M&A 이후 순차입금 3배, 이자비용 10배 가량 불어나

씨제이이앤엠 CI.
씨제이이앤엠 CI.

코스닥 상장사 씨제이이앤엠(CJ ENM)이 피프스시즌(FIFTH SEASONS, 구 엔데버콘텐츠) 인수(M&A)의 후폭풍을 거세게 맞게 됐다. 인수 당시 차입금 규모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지난해 금리 상승 영향까지 맞물려 이자비용이 막대한 수준으로 불어났다.

각종 재무안정성 지표와 더불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 등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조정 관련 모니터링 지표가 ‘하향 가능성’에 근접하는 등 재무 부담이 커진 양상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CJ ENM은 지난해말 연결(잠정) 기준 3381억원 규모의 세전 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 3276억원의 세전 손실에 이은 2개 사업연도 연속 세전 손익 적자다. 금융비용 상승 등 영업외 실적 부진이 주요 배경이다.

같은 기간 영업손익 역시 적자로 전환하며 146억원의 손실을 냈지만, 영업외 손실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세전 손실에 크게 반영된 수치를 나타냈다. 

2021년도만 하더라도 CJ ENM의 영업이익(2969억원)과 세전이익(2959억원)은 격차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후 CJ ENM의 세전손익 적자는 2022년 3분기부터 6분기 연속 이어지며 영업손실과 세전손실 규모의 격차를 키웠다. 2021년말 미국 콘텐츠 제작사 인수를 위해 막대한 규모의 차입금을 조달하면서 금융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CJ ENM은 2021년말 당시 피프스시즌 M&A를 위한 이사회 결의를 마치고 8000억원 규모의 차입금 조달에 나섰다. 기업어음과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각각 4000억원, 4500억원씩을 빌렸다.

당시 CJ ENM의 보유 현금성 자산 규모는 3000억원대 수준으로 인수대금 마련을 위해 부채를 늘렸다. 피프스시즌 인수는 2022년 1월 9337억원을 투입해 지분 80%를 취득하면서 마무리 됐다.

M&A 이후 CJ ENM의 순차입금 규모는 3배 이상 불어났다. 2021년말 결산 기준 순차입금 규모는 6872억원에 불과했는데 2022년말에는 2조2746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 역시 88.9%에서 137.2%로 크게 늘어났다.

금융비용도 급증했다. 지급 기준 이자총액은 2021년 208억원에서 2022년 978억원으로 1년새 5배 가량 증가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 2조1565억원, 부채비율 138.8%다. 순차입금 규모는 소폭 감소했으나 부채비율은 올랐다.

CJ ENM 주요 재무안정성 지표.(사진=한국신용평가사 보고서 갈무리)
CJ ENM 주요 재무안정성 지표.(사진=한국신용평가사 보고서 갈무리)

설상가상으로 부채 규모가 늘어난 상태에서 시장금리도 올랐다.

2022년과 지난해 순차입금 규모는 크게 변동이 없었지만, 금리 상승이 맞물리면서 이자비용은 재차 크게 뛰었다. 이자 수취 등을 종합한 이자비용은 기준 2022년말 913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말 1723억원까지 불어났다. M&A 이전 100억원대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10배 가까이 폭증했다.

CJ ENM의 재무지표 악화는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다. 한국신용평가가 신용등급 변동의 주요 근거로 활용하는 ‘핵심 모니터링 지표’(KMI)를 기준으로 볼 때, CJ ENM의 재무 현황은 ‘하향 가능성’에 근접했다.

한신평은 CJ ENM의 신용등급 하향 관련 KMI로 ▲매출액 대비 EBITDA 비중 20% 미만 ▲EBITDA 대비 순차입금 3배 초과 등을 언급했다.

CJ ENM은 최근 사업보고서인 작년 3분기말 연결기준 매출액 대비 EBITDA 비중 20.8%로 20%를 초과했으며, 순차입금/EBITDA는 3.1배로 3배를 초과한 상태다. 각각 2022년 말 30.7%, 1.5배 대비 악화된 흐름이다.

한국신용평가사는 “피프스시즌의 외형 확대 및 수익성 개선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콘텐츠 투자 부담이 상존하는 가운데 각종 자금 소요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재무 부담 완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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