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 엑시트 전략 변경” vs “투자 지속하기 위한 조건변경”

위메이드 본사.
위메이드 본사.

PC 온라인게임 개발회사 위메이드가 막대한 이자 비용에 짓눌리게 됐다. 조달자금의 재무적투자자(FI)들과 투자조건 재협상이 불리한 방향으로 진행되면서 만기이자율이 8%까지 치솟은 탓이다.

투자업계에서는 FI들의 투자전략이 변경되면서 회사측과 엑시트 방향을 변경하는 협의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당초 주식전환을 통한 매도차익 실현을 전제로 낮은 이자율을 책정했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해 이자수익 실현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해석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재작년 발행한 66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만기이자율을 연복리 1%에서 8%로 인상하는 조건변경 계약의 체결을 결의했다. CB발행 5년째가 되는 2027년 11월 18일에 만기보장수익률(8%)을 적용한 146.93%를 지급해야 한다.

권면총액 660억원 기준 이자만 309억원을 상회하는 금액이다. 투자자들의 풋옵션은 보장된 반면 위메이드의 콜옵션은 존재하지 않아 조기상환을 통한 비용감소도 불가능하다. 만기까지 꼼짝없이 이자를 내야하는 상황이 됐다.

이는 위메이드의 양호한 실적 성장세를 고려하더라도 큰 부담이다. 위메이드는 작년 매출액 607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4634억원) 대비 31%가량 성장을 이뤘지만, 여전히 영업손익 및 당기순손익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작년 기준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125억원, 2096억원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위메이드 투자자들의 전략이 CB 주식전환을 통한 매도차익 실현보다는 대출을 통한 이자수익 실현으로 기울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위메이드 CB의 투자자는 마이크로소프트, 키움증권, 신한 MAIN 사모혼합자산투자신탁3호다. 투자 규모는 순서대로 210억원, 150억원, 300억원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CB 발행의 경우 계약 체결 당시부터 투자자들의 엑시트 방안을 어느 정도 협의하게 된다”면서 “통상 주식전환을 통한 매도차익 실현을 엑시트 방향으로 잡기 때문에 이자율은 낮게 협의되는 경향이 크며 회사 측도 투자자들의 매도시점에 맞춰 주가부양을 위해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자율이 급작스레 높게 변경되는 경우, 투자자들의 투자전략이 이자수익 실현 쪽으로 기울면서 주식전환을 포기하겠다는 약속이 암묵적으로 오갔을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위메이드의 기업가치 상승 여력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일부 조건을 변경해 투자를 지속하기로 협의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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