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종근당·대웅·중외·동아, 지난해 호실적
GC녹십자·SK바이오 실적 저하…새해 전략다져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지난해에 전반적인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GC녹십자와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지난해에 전반적인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GC녹십자와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지난해에 전반적으로 좋은 실적을 거뒀다. 다만 GC녹십자와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업체들의 실적저하도 나타났다. 이들 업체 새해 전략을 새롭게 다지며 실적 반등에 나선다는 목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통적인 상위권 제약사의 실적은 대체로 양호했다.

먼저 대웅제약은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매출 1조3753억원, 영업이익 122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7.4%, 영업이익은 28% 성장했다.

대웅제약 측은 지난해 호실적의 이유로 국산 신약 ‘펙수클루’, ‘엔블로’ 등을 내세운 전문의약품(ETC)과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나보타’의 성장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의 지난해 전문의약품 매출은 8725억원을 기록했다.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는 누적 매출 약 720억원을 달성했다. 나보타는 지난해 147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또 대웅제약은 지난해 1조3600억원 규모의 기술을 수출했다.

종근당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466억원으로 전년보다 124.4% 증가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조6694억원으로 전년보다 12.2% 늘었다.

종근당은 주력 제품의 호조와 함께 지난해 노바티스에 희소 난치성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CKD-510’을 1조7000억원대에 기술을 이전하면서 계약금을 수령해 실적이 대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1.97% 늘어난 1조4909억원, 영업이익은 30.6% 늘어 2207억원을 기록했다.

자체 개발 제품과 혁신신약 연구개발(R&D) 성과, 주요 연결회사의 호실적에 힘입은 결과라고 사측은 자평했다. 여기에 6년 연속 국내 원외 처방(병원 밖 약국 등에서 처방) 1위 매출을 달성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MSD에 기술을 수출한 대사질환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임상 2b상 진입에 따라 유입된 마일스톤(연구개발 수수료)과 자체 개발 개량·복합신약의 지속적 성장세 등이 작년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의 지주사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7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3.5% 증가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5% 증가한 1조1319억원이다. 이는 동아제약이 지난 2013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후 최대 실적이다.

주요 사업회사 동아제약, 용마로지스, 에스티젠바이오의 이익 개선으로 지주사의 실적도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동아제약은 주요 사업 부문이 고르게 증가하며 매출액이 전년 대비 16.2% 증가한 631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5% 증가한 796억원이다.

JW중외제약의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996억원으로 전년보다 58.2%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은 7500억원으로 같은 기간 9.6% 늘었다.

JW중외제약은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종합영양수액제 사업 부문 매출이 모두 성장하며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 부문 매출은 5829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8.6% 증가했다. 일반의약품 부문은 567억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9.4% 늘었다.

이외에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셀트리온과 유한양행도 전년과 비교해 지난해에 우호적인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와 GC녹십자 사옥.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와 GC녹십자 사옥.

다만 코로나19 수혜를 입으면서 백신 사업을 확대했던 업체들은 실적 저하를 피하기 어려웠다. 대표적으로 GC녹십자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해당된다.

GC녹십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626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4.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44억원으로 전년보다 57.6% 줄었다.

GC녹십자는 대내외 환경이 변화하고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하면서 실적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또 핵심 사업분야인 혈액제제(혈액 활용한 의약품) 혈장가격 상승으로 원가율이 증가하고 희귀질환 치료제 중심 연구개발(R&D) 투자가 늘어 일시적으로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했다.

또 마진율이 높은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매출도 2022년에 비해 다소 부진했다.

GC녹십자는 올해 하반기 미국에 출시될 혈액제제 ‘알리글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앞서 GC녹십자는 지난해 12월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알리글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미국 의료시장이 거대한 만큼 혈액제제 진출로 인한 실적 확대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지난 지난 12월 인도네시아에서 혈액제제 플랜트 착공에 나선 만큼 해외 시장 확대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신규사업 확대를 통해 올해 매출이 한 자릿수 중반대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신 경쟁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도 지난해에 동반 부진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695억원, 영업손실 1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19.1%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적자로 전환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에 자체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이 큰 매출을 내지 못하면서 실적 감소에 영향을 받았다. 연구개발(R&D) 투자로 인한 판매관리비도 늘어난 것도 수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SK바이오사이언스의 판관비는 1542억원으로 전년보다 23.8% 늘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3분기에 반짝 흑자전환을 기록했으나 1분기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에 백신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통해 매출을 크게 올렸다. 그러나 코로나19 엔데믹 시대를 맞아 백신 수요가 크게 줄면서 관련 CDMO 사업이 축소됐다.

이 때문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부터 저조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이 회사는 미래 지향적인 모습을 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순현금 1조2700억원 수준을 보유하고 있어 투자여력은 충분하다. 이 자금을 미래 원동력인 차세대 백신 개발에 쓰겠다는 목표다. 대표적으로 범용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Pan-Sarbeco), 폐렴구균 백신 후보물질(PCV21), mRNA 기반 일본뇌염 바이러스 백신 등이 차세대 백신으로 개발 중이다.

또 태국을 비롯해 아세안 지역의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다국적 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의 현지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해외에 백신 거점을 마련해 아세안 지역의 백신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현재 개발 중인 폐렴구균백신이 올해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임상 3상에 돌입하며 신규 에볼라 백신도 상용화 단계를 눈앞에 뒀다”며 “안동공장 증축과 추가 계약 등도 올해 안으로 성과를 내겠다”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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