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이력의 ‘이자스민’ 의원, 양경규 의원도 등

국회 본회의에서 4개월 짜리 국회의원의 신고식이 있었다. 그리고 그는 “저는 오늘만 삽니다”라며 심경을 표현했다.

제21대 국회의 종료를 4달 앞두고 3명의 국회의원이 비례대표직을 승계했다. 1일 진행된 국회 본회의에서는 국민의힘 김근태 의원과 녹생정의당 양경규·이자스민 의원의 ‘등원 인사’가 있었다.

오는 5월 29일이 임기 종료인 이들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 선서’를 하고 ‘짧은 임기’를 시작했다.

◆“오늘만 산다”는 90년생 김근태

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 받은 국민의힘 김근태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 받은 국민의힘 김근태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1990년생인 김근태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대학원에서 재료공학을 전공한 김 의원은 신전대협 서울대지부장 출신의 보수 청년 정치인으로, 지난달 29일 권은희 전 의원이 탈당함에 따라 비례 의원직을 승계받았다.

올해 33살인 김 의원은 역대 국민의힘 정당 소속 남성 의원 중 최연소다. 그래서인지 김 의원은 첫 인사말을 “90년생 김근태”라고 했다.

그는 “원래 저는 서울대학교에서 전자현미경으로 물질의 원자 및 전자구조를 연구하던 대학원생이었다. 정치는 큰 관심도 없었고, 잘 알지도 못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그러다 2019년, 조국 사태를 접했고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어 학우들과 함께 입시 비리를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며 “이후에는 기술과 정치가 협력해야 대한민국이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정치권에 입문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짧은 임기’를 의식한 듯, “현실이라는 이유로 해야 할 일을, 내야 할 목소리를 다음으로 미루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저는 오늘만 산다”며 “부당한 일이 생겼을 때 다음을 기약하며 뒤로 숨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정의를 향해 나아가는 것, 그렇게 오늘을 사는 것, 이것이 영원히 사는 길이라고 믿는다. 짧은 임기지만 부끄럽지 않은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특이한 이력의 ‘이자스민’ 의원

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 받은 녹색정의당 양경규(왼쪽부터), 이자스민 의원, 국민의힘 김근태 의원이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 받은 녹색정의당 양경규(왼쪽부터), 이자스민 의원, 국민의힘 김근태 의원이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근태 국민의힘 의원이 나이와 발언으로 주목받았다면, 이자스민 녹색정의당 의원은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자스민 의원은 필리핀 출신으로 한국인 남편과의 결혼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과거 ‘완득이 엄마’로 이름을 알리면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첫 입성했다. 하지만 임기를 끝낸 이자스민 의원은 당시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고 정의당에 입당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자스민 의원은 인사말에서 “250만 이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기회를 주신 시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 인사를 드린다”며 이주민 권리 증진을 위한 ‘이민사회기본법’ 제정 계획을 밝혔다.

함께 등원한 양경규 녹색정의당 의원은 “노동자들은 국회가 나서서 눈물을 좀 닦아달라, 좀 돌봐달라고 하는 이야기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노란봉투법의 국회 통과 필요성을 주장했다.

두 의원은 지난달 탈당해 비례대표 의원직을 잃은 류호정 전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직을 사퇴한 이은주 전 의원을 각각 승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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