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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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경영진의 자사주 활용 감시를 소홀히 해 회사에 1조원대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하며 백복인 현 KT&G 사장을 비롯한 전·현 이사 21명을 상대로 소 제기 청구서를 발송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FCP는 지난 10일 상법상 주주대표소송 요건 중 하나인 이사 책임 추궁 소 제기 청구서를 KT&G 감사위원회에 발송했다.

FCP에 따르면 KT&G는 2001년부터 자사주를 소각하거나 매각해 이사회 결의만 거쳐 백 사장과 민영진 전 사장 등 KT&G 전현직 임직원이 몸담은 재단·기금에 무상 증여해 최대주주(작년 3분기말 기준 9.6%)로 만들었다.

FCP는 소각 또는 매각을 통해 주주 가치를 높이는 데 써야 할 자사주를 재단·기금에 증여하는 방식으로 KT&G 사장의 경영권 강화에 썼다고 주장했다.

손해액은 활용된 자기주식 수(1085만주)에 KT&G의 최근 주가(주당 9만600원 적용)를 곱해 약 1조원으로 산출했다.

KT&G 감사위원회는 FCP의 청구서를 검토해 다음달 10일까지 FCP가 지목한 이들에 대한 배상금 청구 소송을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회사가 청구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FCP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KT&G는 자사주 출연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과 직원들의 복리후생을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KT&G는 입장문에서 “회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공익법인과 근로자의 복리후생 증진 목적으로 자사주 일부를 출연했다”며 “출연 당시 이사회는 관련 법령 등 적법한 절차에 따라 관련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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