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 창업주 4주기를 하루 앞둔 18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1층에서 열린 신격호 명예회장 추모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격호 롯데 창업주 4주기를 하루 앞둔 18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1층에서 열린 신격호 명예회장 추모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8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강력한 실행력’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2024년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을 열고 올해 경영 키워드로 ‘실행력 강화’(Execution Excellence)를 제시했다.

그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속성장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강력한 실행력이 중요하다”라며 “새로운 시대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롯데그룹이 될 수 있도록 강력한 실행력을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에는 국내 경제 저성장과 글로벌 경기 침체, 국내외 정치적 이벤트 등으로 과거보다 더 예측 불가능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신 회장은 예상했다. 동시에 “그룹 전체가 경영환경 변화를 주시하며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지속가능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라는 경영 목표 달성과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성장하려면 어떠한 변수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올해 경영방침으로 ▲산업 내 선도적 입지 확보 ▲글로벌 사업 확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종합적 리스크 관리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베트남 쇼핑몰 중 최단기간 매출 1천억원 달성이 예상되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처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만들어달라”며 “성장 기회가 있는 국가라면 사업 진출과 시장 확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라”며 “불확실성이 큰 시기인 만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EO에게는 ‘비전’과 ‘혁신’을 강조했다.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 조직과 직원을 한 방향으로 이끄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미래를 위해 혁신하지 않으면 파괴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전했다.

그는 “혁신의 기회가 있다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강력히 실행해 달라”며 “AI를 단순히 업무 효율화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고 혁신의 관점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여겨달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디지털 전환을 넘어 인공지능(AI) 일상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며 ‘AI 트랜스포메이션’(인공지능 전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사업 혁신을 주문했다.

한편 이날 진행된 VCM에는 롯데지주 대표이사 및 실장, 사업군 총괄대표, 계열사 대표 등 80여명이 참석해 올해 그룹 경영계획 및 중장기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도 참석했으나 별도의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

이렇듯 신 회장이 강력한 실행력을 강조한 것은 현재 롯데그룹이 겪고 있는 위기와도 관련이 깊다. 롯데그룹의 근간인 롯데쇼핑은 지난해에 매출 성장이 5%대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될 정도다. 이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이커머스가 자리를 잡고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소비 위축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이에 신 회장은 현 상황을 위기로 규정짓고 위기 돌파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최근 수년간 외부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면서 인적 쇄신을 거듭하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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