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및 평택에 특화지구 조성
반도체 클러스터 위한 인재 확보

정부가 15일 평택과 화성, 용인, 이천, 안성, 성남 판교, 수원 등 경기 남부에 밀집된 반도체 기업과 기관을 한 데 아우르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상을 구체화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경기도 수원 성균관대 반도체관에서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개최한 3번째 민생토론회에서 “경기도 남부를 관통하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며 예상 투자 규모는 622조원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구상 중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부가 구상 중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저전력 국산 AI반도체 개발…“메모리처럼 세계 1위 가능”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하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공개했다.

우선 정부는 ‘AI(인공지능) 반도체 1위 국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판교·수원·평택을 ‘R&D(연구개발) 및 교육 거점’으로 키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세 번째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정책'에서 논의될 반도체 관련 정부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세 번째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정책'에서 논의될 반도체 관련 정부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세계 AI 반도체 시장의 선두인 엔비디아보다 전력 소모는 낮고 AI 학습 효율은 높은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며, 이를 뒷받침할 인재 양성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판교는 AI 반도체의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AI 반도체 R&D 허브’로 만든다. 또 수원은 화합물반도체 기술 거점으로 조성하고, 평택은 반도체 인재 양성의 거점으로 키운다.

이를 위해, 정부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기업이 밀집한 판교를 중심으로 AI 반도체 R&D를 강화해 203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저전력·고성능 국산 AI 반도체를 개발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는 에너지 소모가 큰 만큼, 국산 AI 반도체를 NPU(신경망 처리장치)→저전력 PIM(지능형 반도체)→극저전력 PIM 등으로 고도화하면 겨뤄볼 만 하다는 게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구상이다.

특히, 국산 AI 반도체에 특화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기술을 확보하고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생태계를 완성하기 위해 1조원 규모 ‘K-클라우드 기술개발 예비타당성조사’도 추진 중이다.

◆수원 및 평택에 특화지구 조성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오른쪽)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5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세 번째,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에서 보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오른쪽)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5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세 번째,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에서 보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원에는 화합물반도체를, 평택에는 신소자·첨단패키징 연구 등 특화지구를 조성한다.

정부에 따르면, 수원은 성균관대·경희대·아주대 등 반도체 관련 대학과 한국나노기술원이 위치해 화합물 반도체 기술 거점으로 낙점받았다.

화합물 반도체는 두 종류 이상의 원소로 구성된 반도체다. 전력 효율과 내구성이 뛰어나 고온·고전류·초고속이 필요한 기술 분야 수요가 높다.

정부는 경기 지역 산학연 협업으로 현재 기술진입 단계인 화합물 반도체의 R&D, 실증, 분석 등 전 주기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 대전(통신·국방 반도체), 광주(光 반도체), 부산·포항(전력 반도체) 등 지역별 거점들과 협업해 우주·국방, 차세대통신, 전력, 센서 등 4대 전략 분야를 중심으로 화합물 반도체의 개발 성과 창출에 나선다. 아울러 성균관대 근처에 조성될 ‘R&D 사이언스 파크’는 경기도의 실리콘밸리로서 반도체 산학연 협력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평택에는 5000억원을 투자해 KAIST(한국과학기술원) 평택 캠퍼스를 2029년까지 완공한다. 여기에 ‘차세대 설계 연구센터’와 ‘소자 연구센터’를 구축해 이곳에서만 매년 1000명의 리더급 반도체 인재를 양성한다. 아울러 타 지역 R&D 기관과 연계해 차세대 소자(강유전체, 자성체)와 첨단 패키징(수직적층, 이종접합) 등 미래 신기술을 개발한다.

이외에도 전국에 산재한 공공 반도체 연구 인프라(나노팹)를 온라인으로 연계·통합하는 ‘모아팹’을 구축, 연구자가 언제나 안전하게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연내 한국나노기술원, 나노종합기술원, 나노융합기술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등 6개 팹을 우선 연계한다. 내년부터는 민간 대학과 연구기관 팹으로 통합 대상을 넓힌다.

◆반도체 클러스터 위한 인재 확보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오른쪽)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5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세 번째,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에서 보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오른쪽)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5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세 번째,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에서 보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이러한 구상 실현을 위한 인재 확보에도 노력할 방침이다.

우선 반도체 계약학과와 계약정원제, 반도체 특성화 대학, 반도체 아카데미 등의 과정을 통해 올해 학사급 실무 인재를 3만명 규모로 배출할 계획이다. 또 AI 반도체 대학원,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 BK21 교육연구단 등 R&D 기반의 인력 양성 과정을 통해 석·박사 고급 인재도 약 3700명을 키워낼 예정이다.

이를 위해 AI 반도체 대학원 3개교의 선발 인원을 지난해 41명에서 올해 90명으로,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은 기존 3개교에서 6개교로 늘린다.

또 반도체 특성화 대학은 8개교에서 18개교, 현장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는 반도체 아카데미는 지난해 520명에서 올해 800명으로 확대한다.

아울러 3개 과기원에 학·석사 통합 과정의 반도체 계약학과를 만들고, 첨단 분야 대학의 정원 및 산업 전문가의 교원 자격 규제를 개선한다.

이 장관은 “반도체는 AI·디지털, 통신, 양자, 바이오 등에 적용되는 핵심기술이자,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라며 “반도체 초격차 기술 확보와 우수 전문인력 확보를 통해 국가 간 반도체 경쟁에서 확실하게 앞서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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