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BM ‘큐브’ 아이템 판매 중단 결정
“앞으로 신뢰 회복에만 전념하겠다”

강원기 메이플스토리 총괄 디렉터(왼쪽)와 김창섭 메이플스토리 디렉티가 9일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메이플스토리 유튜브 캡처
강원기 메이플스토리 총괄 디렉터(왼쪽)와 김창섭 메이플스토리 디렉티가 9일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메이플스토리 유튜브 캡처

깨진 신뢰관계를 회복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작은 행동과 말로는 결코 신뢰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많은 논의 끝에 게임의 근본적인 구조를 바꾸는 것만이 ‘다시 한번 믿어달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자 시작임을 깨달았습니다. (강원기 메이플스토리 총괄 디렉터, 9일 라이브 방송 중)

최근 발생한 ‘메이플스토리’ 확률 관련 이슈로 비판을 받았던 넥슨이 관련 개선 및 변경안을 9일 밝혔다. 주요 골자는 논란의 근원이었던 확률형 강화 아이템 ‘큐브’ 판매를 전면 중단한다는 것.

캐릭터의 잠재능력을 재설정하는 ‘큐브’는 ‘메이플스토리’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상품이다. 지난 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과거 넥슨이 ‘큐브’ 아이템 등 확률형 아이템들의 확률을 변경하고도 이를 누락하거나 거짓으로 알렸다는 이유로 1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김창섭 ‘메이플스토리’ 디렉터는 “큐브는 현재 메이플스토리 매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핵심 상품이지만, 동시에 용사님들께 메이플스토리에 대한 불신을 드리게 된 아이템이기도 하다”라면서 “큐브가 더 의미 있게 사용되도록 바꾸는 것에서 우리의 신뢰 회복이 시작될 수 있다고 봤다”라고 설명했다.

‘큐브’ 아이템의 판매를 전면 중단하는 대신, ‘큐브’가 하던 잠재능력 재설정은 게임 플레이로 획득할 수 있는 인게임 재화 ‘메소’를 통해 이뤄진다. 또한 잠재능력 재설정 시 현재의 잠재능력과 재설정된 잠재능력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저자본으로 성장이 가능한 리부트 월드(서버)의 잠재능력 재설정과 ‘메소’ 획득 시스템에도 변화가 생긴다. 리부트 월드도 일반 월드와 동일한 방식 및 가격으로 잠재능력 재설정이 가능하며, 기존 일반 월드 대비 5배로 설정돼 있던 ‘메소’ 획득량도 일반 월드와 동일하게 변경된다.

김창섭 메이플스토리 디렉티가 9일 라이브 방송에서 변경 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메이플스토리 유튜브 캡처
김창섭 메이플스토리 디렉티가 9일 라이브 방송에서 변경 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메이플스토리 유튜브 캡처

‘메소’ 생산 및 소비량을 적절히 관리하는 게임 내외적 변화와 노력도 수반된다. 먼저 현재 필드 사냥에서의 ‘메소’ 획득은 시간제한이 없어 작업장이나 매크로에 친화적인 상황이라고 판단, 캐릭터 레벨 구간별 매일 필드에서 획득할 수 있는 ‘메소’의 총량에 제한을 설정한다. 

더하여 ‘메소’ 생산이 갖는 의미가 커짐에 따라, 게임 외적으로는 국내외 보안 전문가 및 교수진들과 공동으로 연구센터를 설립해 보안 관련 기술을 근본적으로 고도화하고 내부 계정 정책 수정과 함께 제재 대상 및 방법을 확대한다. 잠재능력 재설정이 ‘메소’로 이뤄져도 확률 모니터링 시스템 ‘넥슨 나우’와 오픈 API 등을 통한 확률 검증 시스템은 기존과 동일하게 제공한다.

이 밖에도 잠재옵션을 재설정할 때 ‘자연스럽지 않은 확률적 제약’이란 비판을 받았던 ▲보스 몬스터 공격 시 데미지 ▲몬스터 방어율 무시 ▲아이템 드롭률은 3줄까지 중복으로 등장하게 수정한다. 넥슨은 이 같은 변경점들을 빠른 시일 내 별도의 테스트서버에서 구체적으로 선보이고 이용자 피드백을 받은 뒤 늦어도 2월 중 반영할 계획이다.

강원기 ‘메이플스토리’ 총괄 디렉터는 “메이플스토리는 과거 용사님들께서 주신 신뢰를 발판 삼아 한층 더 성숙해진 경험이 있다. 그리고 지금 저희의 불찰로 그 소중한 신뢰에 다시 금이 갔다”라며 “지금 제가 느끼는 부끄러운 마음, 죄송한 마음들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저희를 향해 애정과 응원을 보내주신 용사분들과, 게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부심을 갖고 일해온 많은 동료분께 너무나도 죄송한 마음”이라는 그는 “앞으로 여러분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만 전념하겠다. 20년간 쌓인 용사님들의 추억과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더 이상 부정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김창섭 디렉터 역시 “용사분들께서 느끼고 계신 큰 실망감이 비단 이번 이슈, 한가지 때문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늘 말씀드린 변화를 필두로 용사님들이 더욱 재밌는 메이플스토리를 즐길 수 있도록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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