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산수화의 절정인 국보급 문화재 ‘몽유도원도’가 우리나라에 영구 반환된다. 명작이 탄생한지 500년 만, 일본에 반출된지 400여년 만이다. 다만, 실제 반환까지는 일본 국보 해제를 위한 수순 등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발문을 포함한 몽유도원도
발문을 포함한 몽유도원도

외교부 공식인가 사단법인 세계경제문화교류협의회(ECI, 류영준 총재)는 일본 이본궁기념재단, 덴리대학과 ECI 갤러리에서 몽유도원도 환수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몽유도원도 그림을 포함한 시, 서 등 일체가 우리나라에 영구 반환된다.

현재 몽유도원도는 덴리대학이 소장하고 있다. 이본궁기념재단은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비인 영친왕비 이방자 여사의 황실가문으로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ECI는 2022년 3월 14일 체결한 이본궁기념재단 중요문화재 증여에 관한 협정서와 2021년 10월 20일 체결한 덴리대학 기부행위확약서에 따라, 지난 2022년 12월 14일 몽유도원도의 한국반환을 위한 사실상 일체 권한을 위임 받는 체결을 했다.

몽유도원도는 불세출의 걸작으로, 세종 29년인 1447년에 그려졌다. 조선 초기 시대를 대표하는 산수화다. 꿈속 파라다이스를 붓으로 그려낸 판타지 풍경화로 세계에 보기 드문 명작이다. 그림과 발문을 포함해 두루마리 두 개로 구성됐고 길이는 각각 11.2m, 8.57m다. 서양의 피카소보다 400여년을 앞선 입체 기법과 부감법이 적용돼 예술성이 높게 평가된다.

몽유도원도는 일본에서 중요문화재 회화 제1152호로 지정돼 있다. 임진왜란 당시 시마즈 요시히로가 찬탈해 갔다는 게 정설이다. 일본정부가 가고시마의 사쓰마 가문의 소장품으로 검안까지 찍어 등록했기 때문이다.

몽유도원도 500년만의 귀환을 위한 세계경제문화교류협의회(ECI), ㈜대승 계약식 기념사진
몽유도원도 500년만의 귀환을 위한 세계경제문화교류협의회(ECI), ㈜대승 계약식 기념사진

이덕진 ECI 사무총장은 “몽유도원도는 어린 단종의 왕위를 지키려는 안평대군과 보좌를 빼앗으려는 수양대군의 역사적 사건인 계유정난(단종 1453년)을 배경으로 한 명작”이라며 “성삼문, 김종서, 박팽년, 이개 등 찬시가 기록돼 있을 만큼 역사적 가치가 엄청나다”고 설명했다.

이어 “몽유도원도의 제발에는 조선 4대 명필인 안평대군 행서로 된 친필이 선명하게 남아있다”면서 “이는 국내에 유일하게 남은 안평대군 친필”이라고 덧붙였다.

몽유도원도 영구 반환 성과를 이룬 데는 우리나라 문화재 연구와 세계화에 앞장 서온 ㈜대승의 지원도 있었다.

정영철 ㈜대승 대표는 “우리나라 국보급 작품인 몽유도원도가 일본에 소장돼 있어 가슴이 아팠다”면서도 “파손·훼손되지 않고 비교적 잘 보전돼 다행이고, 우리나라로 돌아오는 것이 정말 뜻깊다”고 말했다.

류영준 ECI 총재는 위대한 유산인 몽유도원도가 하루 빨리 귀환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정부와 국민께서 적극 지지하고 성원해주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지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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