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나간 사우디, 턱 밑까지 추격한 한국
1차 투표 3분의 2 넘지 않으면 가능성 높아져
정·재계 프랑스 파리 총출동…막판 스퍼트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출국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출국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의 운명을 좌우할 2030세계엑스포 개최지 결정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이 뜻밖의 선전을 펼치고 있다. 초반만 해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지금은 격차가 근소한 차이로 좁혀져 대역전 드라마가 써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30세계엑스포는 오는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8 총회에서 182개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된다.

당초 2030세계엑스포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유리한 고지에 올라있었다. 막강한 ‘오일머니’를 내세워 가장 먼저 유치전에 나섰고,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표심을 일찌감치 잡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사우디에 공개 지지를 선언한 국가는 무려 60~70여개. BIE 본부가 있는 프랑스를 비롯해 57개국이 가입한 이슬람협력기구(OIC), 45개국인 속한 아프리카 등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가 유치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은 비밀투표의 특성상 나올 수밖에 없는 ‘이탈표’와 ‘로마 지지표’가 있기 때문이다.

엑스포 개최지 투표는 비밀투표로 진행된다. 각국은 자국 대표에게 어느 도시에 투표할지 지침을 내리지만, 비밀투표의 특성상 특정 국가가 어느 도시에 투표했는지, 자국 대표가 정부 지침대로 투표했는지도 알 수 없다.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을 득표하는 도시가 없으면 최소 득표 도시를 하나씩 지워가는 방식으로 2차, 3차 투표가 이뤄진다. 2030세계엑스포는 한국 부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등 3개 도시가 후보로 나섰는데, 로마는 3위를 할 가능성이 크다.

1차 투표에서 사우디가 3분의 2이상 득표를 하지 못하고, 2차 투표에서 이탈리아 지지표를 대거 흡수한다면 한국이 막판 역전할 가능성이 높다.

사우디의 2034년 월드컵 개최 또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규모 국제 대회가 한 국가에서 연속적으로 개최되지 않도록 하는 관례를 비춰보면, 일부 BIE 회원국 대표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전쟁에 대한 사우디 태도 또한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 막판 스퍼트를 끌어올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20일부터 7일간 이어지는 영국·프랑스 방문기간 중 23일부턴 프랑스를 방문해 BIE 대표들과 오·만찬 등 행사를 함께하며 부산의 매력을 적극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투표일에 실시되는 5차 투표에서는 국제사회에 상징성을 갖고 있는 유명 인사가 깜짝 등장해 2030 엑스포가 부산서 열려야 하는 이유를 강조할 예정이다. 인사로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거론되고 있다.

재계도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 LG, 현대차, SK 등 4대 그룹 총수는 윤 대통령의 일정에 맞춰 프랑스 파리에 집결해 각 그룹이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엑스포 부산 유치에 마지막까지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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